[※편집자주: 증권사가 발행하는 보고서는 기관·개인을 가리지 않고 모든 투자자에게 매우 중요한 투자 길라잡이입니다. 그러나 매일 100건 이상 쏟아지는 보고서를 모두 찾아 읽긴 어렵습니다. 매수 일색이라는 지적으로 증권사 보고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는 예전 같지 않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시장 변동성이 극심해 그 어느 때보다 길라잡이가 필요했던 올해, 신속하고 과감한 분석으로 시장에 반향을 일으킨 애널리스트 보고서 10건을 소개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채권이 주식보다 뒷순위라니.
올해 3월 20일 글로벌 투자자들을 당황하게 한 일이 벌어졌다. 스위스의 세계적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한순간에 무너지며 최대 경쟁사 UBS에 인수됐다.
UBS의 CS 인수로 모든 CS 주주는 22.48주당 UBS 1주를 받았다. 일부 손실은 있었지만, 주식 가치가 제로가 된 건 아니었다.
반면 CS가 발행한 23조원 규모 신종자본증권(AT1)은 전액 상각 처리됐다. 주식보다 못한 채권이 돼버렸다.
그 전주부터 CS에 대한 우려가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CS가 진짜 망하겠어?'라는 생각이 더 많았다. 망하더라도 채권 가치가 제로가 될 거라고는 더욱 예상치 못했다.
기껏해야 CS 주식 급락을 걱정하며 주말을 지내고 온 투자자들은 올해 3월 20일 월요일, 휴지 조각이 된 채권을 마주하게 됐다. 정신없는 투자자들에게 이 상황을 설명해줄 누군가 필요했다.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급히 관련 보고서를 내보냈다.
그중에서도 유독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가 가장 신속하게 많은 보고서를 쏟아냈다. 당일에만 총 9건의 리포트를 내보냈다. 한 리포트 당 평균 페이지 수는 10장 안팎으로 질적인 측면에서도 뒤처지지 않았다.
당일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이 작성한 'UBS의 CS 인수의 의미' 보고서는 유럽은행 AT1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권고하며 빠르게 경고음을 울렸다.
최 연구원은 "구제 금융으로 스위스 정부가 90억 스위스프랑(CHF) 보증을 제공했기 때문에 신종자본증권 상각의 트리거 조건이 발생했다"며 "당분간 유럽 은행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재검토와 함께 신중한 접근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CS가 금융시장 및 각 자산군에 미칠 영향까지 나아갔다.
당시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이어 CS 우려까지 은행 리스크가 발생하면서 일각에서는 시스템 리스크로의 전이 가능성을 근거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동결, 심지어 인하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하지만 강승원 박윤정 연구원은 '중앙은행의 원칙' 보고서에서 "중앙은행의 원칙은 펀더멘털에는 금리 정책으로, 금융 불안정성에는 한시적 유동성으로 대응한다는 것"이라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 기구 설립을 통해 이미 유동성 공급을 실시했고 재할인 창구를 통해서도 대규모 자금을 공여했다. 3월 FOMC에서 금리인상은 피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25bp 인상 가능성을 점쳤는데, 적중했다.
전병하 연구원의 '선진국 은행 위기의 신흥국 영향은?'과 김준용 연구원의 '만기보유증권(HTM) 리스크, 신흥국 은행시스템은?' 보고서를 통해 신흥국에 미칠 영향까지 짚어봤다.
한광열, 김준수 연구원의 '국내은행은 달라요' 보고서는 "국내은행은 유동성을 비롯해 전반적인 펀더멘털이 양호해 몇몇 글로벌은행에 대한 우려가 국내은행에 전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며 현실보다 과도한 우려는 해소하기도 했다.
지난 9월 최성종 연구원은 'UBS, 크레딧 스위스 인수 그 이후' 보고서를 통해 '애프터 서비스'까지 제공했다.
최 연구원은 "지난 3월 발표됐던 UBS의 CS 인수는 3개월 만에 마무리됐다"며 "UBS그룹의 자본 수준을 감안할 때 트리거 발생 가능성은 제한적인데, 높아진 신용 스프레드로 UBS그룹이 발행한 조건부자본증권의 금리는 높다. 향후 미국 국채 금리 하락 구간에서 높은 금리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hrsong@yna.co.kr
송하린
hrsong@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