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화이자, 인텔, AMD, 오픈AI. 최근 1년 사이 아일랜드에 연구·개발(R&D) 시설을 비롯해 지사를 확장한 회사들이다.
아일랜드에 한국 기업은 거의 전무하다. 유일하게 SK팜테코가 아일랜드에 자회사를 두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의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봤을 때, 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작은 나라는 분명한 투자 가치가 있다.
IDA 제공
데렉 피츠제럴드 아일랜드 산업개발청(IDA) 한국·일본 담당 디렉터는 6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일랜드가 주축으로 삼는 산업은 반도체(테크), 바이오, 그리고 재생에너지다"며 "한국 주요 기업들의 미래 먹거리와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개발·장비 조달부터 생산까지…반도체 생태계 구축
반도체 공화국인 한국에게 아일랜드는 유럽 거점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미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라이벌이자 고객사들이 아일랜드에 대거 투자를 집행한 점을 보면 그 이유를 엿볼 수 있다.
한마디로 개발에서 설계, 생산까지 한 나라에서 끝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피츠제럴드 디렉터는 "아일랜드에는 토종 팹리스도 다수 있으며, 퀄컴과 자일링스(Xilinx) 등의 세계적인 기업들도 있다"며 "아울러 도쿄 일렉트론, 히타치 등 주요 장비 기업들도 있어 전체적인 공급망 관리가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점에 주목해 인텔은 향후 7나노(nm) 중심의 첨단 공정을 아일랜드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이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도 들여온 상태다.
AMD 역시 최근 2년간 약 7억달러를 투자하며 R&D 설비 확장에 나서고 있다.
피츠제럴드 디렉터는 "아일랜드에 기투자한 반도체 관련 회사들은 이미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며 "새로운 사업장을 설립하는 등, 반도체 산업의 강국이다"고 자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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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LG '다음 먹거리'가 여기에…세계 3위의 제약 수출국
아일랜드는 단연 세계적인 생명과학 강국이다. IDA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아일랜드는 세계 3위의 제약·바이오 수출국이다. 아일랜드 전체 수출의 39%가 제약·바이오 산업이기도 하다.
이미 아일랜드에는 화이자를 비롯해 노바티스, 얀센, 사노피, 아스트라제네카 등 다양한 빅파마들이 자리 잡고 있다. 500만명의 인구 중 3만명이 유관 사업에 근무하고 있기도 하다. 즉, 150명 중에서 한명은 제약·바이오 산업 종사자란 얘기다.
국내 기업 중에서도 SK가 2018년 'BMS 아일랜드' 공장을 인수해 현재도 운영 중이다. 이런 강점을 내세워, IDA는 이번 방문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다수의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회사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렉 피츠제럴드 디렉터는 "R&D 비용의 50%를 감세해준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며 "전 국가를 일종의 클러스터로 만들고, 국가에서 사전에 계획하고 허가를 받은 '전략적 지역'을 활용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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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에서 가장 '바람 많이 부는 곳'…풍력 에너지 수출도 가능
아일랜드는 오는 2030년까지 전력의 8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계획이다. 2050년까지는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향후 수년간은 수십억 유로를 재생에너지에 투자할 계획이기도 하다. 현재도 전체 전기 생산량의 약 40%를 재생 에너지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게 데렉 피츠제럴드 디렉터의 설명이다.
특히 아일랜드가 활용하기 용이한 자원은 풍력이다. 실제로 아일랜드 서부는 유럽에서 가장 바람이 많이 부는 곳으로 꼽히기도 한다.
주목할 점은, 이렇게 생산된 재생 에너지가 '넘치게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일랜드는 국가 차원에서 재생 에너지 수출 사업을 장려하고 있기도 하다.
한화나 SK처럼 태양광, 풍력 등 재생 에너지 사업에 관심을 가진 기업들이 눈여겨볼 부분이다. 생산은 물론이고, 남은 전력을 저장한 뒤 유럽 전역으로 수출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피츠제럴드 디렉터는 "재생 에너지를 일차적으로 먼저 사용하고, 남으면 배터리에 저장하는 산업 구조를 갖고 있다"며 "이미 영국과 북아일랜드, 영국 사이에 '인터커넥터(고압 전력 케이블)'를 보유하고 있고 현재도 추가로 짓고 있다"고 귀띔했다.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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