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온다예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당국이 발표한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와 관련한 이른바 '표심 잡기'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상황상 필요한 시장 조치이며, 선진적인 제도 개선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한 이 원장을 두고 금융권 안팎에서는 그 속뜻을 해석하느라 분주한 모양새다.
이 원장은 6일 오전 서대문구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열린 회계법인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조치는) 선진적 공매도 제도 도입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전일 금융당국은 코스피와 코스닥, 코넥스 전 종목으로 대상으로 내년 6월 말까지 한시적인 공매도 전면 금지를 발표했다.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다만 2008년과 2011년, 그리고 2020년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또는 팬데믹과 같은 매크로 환경 변화와 관련된 결정이었다. 이에 이번 조치를 두고 내년 총선을 앞둔 정부가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표심 잡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비판이 들끓었다.
이에 이 원장은 이번 공매도 금지는 꼭 필요한 시장 조치였다고 피력했다.
특히 최근 금감원이 착수한 불법 공매도 관련 글로벌 IB를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는 이번 조치에 대한 명분이 되기도 했다.
이 원장은 "작년 이후 공매도 관련 검사, 조사를 하면서 많이 분석해보고 특별조사단도 출범시켰다"며 "지금 상황 기준으로는 단순히 깨진 유리가 많은 도로 골목이 아니라 유리가 다 깨진 정도로 불법이 보편화된 장"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적정한 가격 형성에 장애를 줄 수 있는 상황이면, 투자자 결정에 왜곡되는 부수적인 측면이 실제로 큰 상황에서 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개인 투자자 보호를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가 법에 근거한 필요한 조치임을 재차 피력했다.
실제로 자본시장법 제180조제3항에 따르면 금융위는 증권시장의 안정성 및 공정한 가격 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거래소의 요청에 따라 매매거래의 유형 및 기한 등을 정해 차입공매도를 제한할 수 있다.
이 원장은 "시장 안정이나 정당한 가격 형성의 저해를 초래할 경우 공매도를 금지할 수 있다"며 "이미 확인된 불법 공매도 대상만 봐도 코스피와 코스닥을 가리지 않고 100여개 종목이 무차입 공매도 대상이 됐다"며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특정 IB, 글로벌 IB의 거래는 증권사의 창구 역할이 없으면 운영되기 힘든데 증권사들이 과연 법상, 시스템상 공매도 거래에서 적정한 수준의 역할을 했는지 매우 강한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라며 "(이번 조치는) 법에 정한 요건이 있을 경우 금융위가 할 수 있는 조치다. 시장 조치이기 때문에 사전에 입장 표명을 하지 못했던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이 원장의 발언을 두고 금융투자업계 긴장감은 다시 고조되는 분위기다.
불법 공매도 정황이 적발된 글로벌 IB에 유동성을 공급한 국내 증권사들에 대한 제재도 연일 언급하고 있어서다.
한 증권사 임원은 "유동성 공급은 그저 계약 관계에 따른 거래일 뿐"이라며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일이 아닌데 유동성 공급자까지 제재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으니 향후 금감원의 조사가 얼마나 더 확대될지 우려되는 게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매도 전면 금지와 관련한 이 원장의 적극적인 반박을 두고 향후 그의 행보를 더 주목해야 하는 시선도 나온다.
그간 이 원장은 반복되는 총선 출마설에 시달려왔다.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총선 출마 계획을 묻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지금 금융당국의 업무를 하는 데 있어 연말, 내년까지 제 역할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이복현 원장의 존재로 금융위보다 금감원이 더 뚜렷하게 보이는 게 사실"이라며 "공매도 관련 이슈를 더 적극적으로 언급하면서 현 정부에 힘을 싣는 것 같다. 내년 상반기까지 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회계법인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1.6 mon@yna.co.kr
jsjeong@yna.co.kr
정지서
jsjeong@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