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 기존 2천억에서 3천억으로 증액
"부족분은 자체 자금 활용…차질 없이 투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한화오션이 유상증자로 2조원을 조달해 미래 경쟁력 강화에 나서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주가 하락으로 최종 발행가가 종전 대비 23%가량 낮아지면서다.
이에 자금 사용 계획을 재검토해 전반적으로 규모를 줄였다. 2천500억원을 배정했던 함정 건조시설 투자를 1천500억원으로 축소하는 식이다. 이 와중에 유일하게 투자 계획을 확대한 사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조선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해상풍력'이다.
한화오션은 6일 현재 추진하고 있는 유증의 신주 발행가가 주당 1만6천730원으로 최종 결정됐다고 공시했다. 1차 발행가 2만1천850원 대비 24% 가까이 줄어든 금액이다. 이번에 주식 8천948만5천500주를 새로 발행하는 만큼 총 1조4천971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이는 유증 결정 당시 목표로 했던 2조원은 물론, 1차 발행가액을 기준으로 산정한 1조9천553억원에도 한참 못 미치는 금액이다. 4천500억원 이상이 부족하다. 유증을 결의한 8월 말 이후 주가가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영향이다.
[연합인포맥스]
이날 최종 발행가가 확정되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유증에 참여하기로 한 주주들도 일제히 취득 금액을 하향 조정했다.
8일부터 청약이 시작돼 16일 납입이 이뤄진다. 이번 유증은 주관사 총액인수 방식으로 진행돼 설령 일부 주주가 청약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자금이 유입되지 않을 염려는 없다. 한화오션 손에 무조건 1조5천억원이 쥐어진다는 의미다.
한화오션은 이 금액에 맞춰 자금 사용 계획을 새롭게 짰다. 기본적으로 항목별 투자 규모를 이전 대비 하향 조정했다. 스마트 야드 투자는 기존보다 1천억원 줄였고 스마트십·차세대 함정 신기술 개발 투자는 각각 1천200억원, 900억원 가까이 축소하기로 했다.
하지만 해상풍력 사업 확장을 위한 지분투자 몫은 2천억원에서 3천억원으로 되레 확대했다. 투자 항목 여덟 가지 중 유일하다.
또한 해외 방산 사업 확장을 위한 생산거점 및 MRO 기업 지분 인수 자금은 4천552억원에서 4천200억원으로 350억원 줄이는 데 그쳤다. 전체 규모 축소에도 타법인 지분 취득 자금은 기존 보다 키웠다. 지분 투자를 통한 사업 확장을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출처:한화오션]
해상풍력은 한화오션이 지난 8월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을 당시 공개한 '4대 축' 중 하나다. 나머지는 방산, 친환경, 스마트야드다.
전 세계적인 친환경 추세와 맞물려 해상풍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시장 개척에 나서 '프로젝트 발굴→EPC(설계·조달·시공)→친환경 해상풍력설치선(WTIV) 개발·건조·운영→유지보수→전력 판매'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완성하겠다는 포부다.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은 유럽과 미국, 아시아를 중심으로 연간 18%씩 성장이 예상된다.
이에 초기 단계부터 직간접 투자를 진행해 시장에 진입한 뒤 차츰 역량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이미 자체 TF 활동을 통해 전략을 수립하고 실현 가능성을 구체화하고 있다. 해상풍력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의 입지를 구축하는 게 최종 목표다.
이미 한화오션은 WTIV를 건조한 경험이 있다. 국내 선사 중 최다인 4척을 수주했다. WTIV는 LNG선의 뒤를 이을 차세대 고부가선으로 꼽히는 선종이기도 하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는 2020년 전 세계에서 16척 발주된 WTIV가 올해엔 23척 발주되는 등 꾸준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조선사 입장에선 새로운 '미래 먹거리'가 될 시장을 일찌감치 개척할수록 유리하다.
다만 한화오션은 해상풍력뿐 아니라 다른 사업 역시 목표대로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의지가 굳건하다. 이를 위해 유증 부족분을 최대한 자체 자금으로 충당하려는 계획도 갖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모집자금 감소로 투자계획 자금이 일부 조정됐지만 계획했던 투자 항목들에 대해서는 최대한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라며 "투자 시 부족 자금은 자체 자금을 활용하여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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