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사업계획 시즌 앞두고 기준환율 고민 가중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갑작스러운 달러-원 환율 급락에 국내 기업들도 당혹감을 느끼는 건 마찬가지다.
내년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시점에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하면서 수출입 기업의 영업이익을 보장하는 적정 기준환율을 어디로 봐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직전 3거래일 동안 60원 급락하며 1,297.30원으로 마감했다.
달러-원이 1,300원 아래로 내려온 건 지난 8월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 뚝 떨어진 환율에 기업들 '당혹'…환율 리스크 변수로 부상
시장 참가자들은 예상을 뛰어넘는 달러-원 급락세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만 해도 1,360원대 연고점을 위협하던 시장 분위기는 빠르게 뒤집혔다.
역외 중심의 강한 매도세가 환율 하락을 주도했다. 일선 트레이더뿐만 아니라 역내 외환시장의 실수급을 구성하는 기업들은 환율 변동성에 그대로 노출됐다.
특히 수출기업은 환율 하락 시 실적에 악재가 된다. 지난달 말보다 원화가 4% 넘게 절상됐는데 외화 수출대금을 원화로 환전할 경우 그대로 매출액은 줄어든다.
환율이 급락하면 제때 환전을 못 하고 급한 물량을 제외하고 매도를 미뤄두는 이른바 '래깅' 현상이 많아지는 이유다.
A은행 세일즈 관계자는 "수출기업은 시장에 달러 롱(매수) 뷰가 너무 쌓여있다 보니 환율 하락 경계감 속에서 관망하는 것 같다"며 "분할매도하려고 계산한 쪽은 완전히 큰 폭탄을 맞은 듯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반대로 외화대금 결제가 필요한 수입기업은 최근 흐름과 같이 환율이 하락하면 달러를 매수하기에 나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환율 하락 속도가 너무 빠르면 매수 시기를 잡기엔 어렵다는 반응도 있다.
B 외환시장 전문가는 "수출기업은 (환율 하락이) 달갑지 않을 텐데 수입기업도 환 헤지를 한 기업들은 불만이 생길 수 있다"며 "스와프포인트가 마이너스(-)라서 선물환을 매수한 경우도 많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기업의 관계자는 "결제 플로우가 항상 있다 보니 체감상 환율 하락은 확 와닿지 않는다"며 "그간 헤지해 둔 건 모두 손실이다"고 전했다.
내년 사업계획 기준환율을 정하는 과정에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환 리스크 경계감이 커진 분위기는 공통적이었다.
D은행의 딜러는 "기업들이 시기상 사업계획을 세우는 시기"라며 "개인 회사가 아닌 규모를 갖춘 중소·중견기업들은 1,300원대를 사고파는 레벨로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TV 제공]
◇ "환율 변동 과도해" 눈총 속…당국, 외환보유고 확충론도
달러-원 환율이 급변하자 외환당국의 변동성 완화 조치에도 시선이 향했다.
주요 이벤트마다 당국은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지 않도록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언급해왔다. 실제로 환율이 연고점 돌파를 시도할 때마다 당국의 미세 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 추정 물량은 빈번하게 관찰됐다.
이번에 환율 급락을 촉박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확인한 직후에도 당국은 변동성 관리 의지를 강조했다. 다만 실제 개입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당국이 환율 상승 압력에 비해 하락 국면에 과소 대응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또한 외환보유액을 채우기에도 나쁘지 않은 시점이라는 견해도 있다. 달러 매도 개입으로 보유액 감소가 누적된 만큼 매수 개입으로 이를 확충하는 동시에 변동성 완화라는 정책 목표에 더 부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 외환시장 전문가는 "국내 수출이 반도체 슈퍼사이클처럼 호조를 보이는 그런 상황은 아니다"라며 "당장 환율이 10원 내리기만 해도 전체 수출업체의 이익 감소도 상당할 수 있다. 수출이 되살아나려는 데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역외 세력이 환율을 한쪽으로 밀고 있다"며 "갑자기 환율이 쏠리게 되면 기업들은 대응 자체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ybnoh@yna.co.kr
노요빈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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