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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증권사 역할까지 의문 제기한 이복현…공매도 우려 가중

23.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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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는 주문받을 뿐" 부담감 호소…중장기 시장 악영향 우려도

금융감독원, 공매도 특별 조사단 출범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금융위원회를 마친 뒤 공매도 특별 조사단을 출범한다고 밝히고 있다. 2023.11.5 jjaeck9@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금융당국의 공매도 한시금지를 두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제도 선진화를 위한 불가피한 시장조치"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는 업계 목소리가 여전히 거세다.  

금융당국은 글로벌 투자은행(IB) 등 불법 공매도 혐의 주체에게 유동성을 공급한 국내 증권사들의 책임도 무겁다고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금융당국이 시장참여자에게 과도한 책임을 돌려 업무를 위축시킨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 원장은 전날 회계법인 최고경영자(CEO)들과의 간담회 직후 "이미 확인된 불법 공매도 대상만 코스피·코스닥을 가리지 않고 100여개 종목에 달한다"며 "일부 해외 IB들 거래는 증권사들이 창구 역할을 하지 않으면 운영되기 힘든데, 증권사들이 과연 법상 내지는 시스템상 공매도 주문에 있어 적정한 수준의 역할을 했는지 매우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 5일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시장조성자·유동성공급자 등의 차입 공매도를 제외하고 국내 증시 전체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내년 6월 말까지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공매도 제도가 외국인·기관과 개인 간 형평성 문제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는 데다가 최근 BNP파리바와 HSBC 등 글로벌 IB의 관행적인 불법 공매도가 적발되면서 나온 당국의 초강수였다.

금융당국은 글로벌 IB 등의 창구 역할을 한 국내 증권사의 제재 가능성도 연일 언급하고 있는데, 전날 이 원장이 국내 증권사의 책임을 다시 한번 상기하면서 금융투자업계의 긴장감은 고조되는 분위기다.

금감원은 글로벌 IB에게서 주문을 수탁받는 국내 증권사의 경우 계열회사 관계, 수수료 수입 등 이해관계로 위탁자의 위법행위를 묵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는 단순히 주문을 수탁할 뿐"이라며 "시장 조성자로서 유동성 공급을 하는 역할을 맡겨 두고서 나중에 문제가 터지면 '불법을 저질렀다'며 책임을 과하게 묻는 것 같아 업무에 부담감을 느끼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마치 증권사 전체가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비치는 형국이 안타깝다고도 했다.

이 관계자는 "공매도 관련 규정에 업무 요건이 구체적으로 적혀있지도 않고 회사 자체 내부 시스템이 미비해서 생기는 문제도 있다"며 "불법 여부를 판단하기 전에 공매도 관련 규정을 명확히 하거나 내부 시스템 보완을 유도하는 등 당국의 세심한 접근이 먼저 필요하다"고 했다.

시장이 받을 충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라덕연 일당의 주가조작 사태나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처럼 주가조작 세력이 공매도가 금지된 종목들만을 골라 시세조종을 일삼았다는 점에서 주가 폭등·조작을 제어하는 공매도의 순기능이 저해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공매도 금지로 숏커버링(환매수) 움직임이 가속화하며 단기적으로 주가가 오를 순 있어도 중장기적으로 외국인 자본 이탈 심화로 증시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공매도 금지로 그동안 공매도에 시달렸던 종목 주가는 올라가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에 대한 관심도는 떨어져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기 국면이 아닌데도 공매도 전면 금지를 내세운 당국의 조치가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여전하다.

그간 공매도 전면 금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20년 코로나 위기 상황 등 시장 충격 상황에서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지수가 크게 떨어지는 등 위기가 급격히 번지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조치라 정치적인 결정이었다는 비판은 피해 가기 어려워 보인다"며 "제도 운영을 멈추지 않고도 개선방안을 마련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국이 시장 신뢰회복이라는 이슈를 전면으로 내세워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내렸지만, 앞으로 내놓을 개선방안에 획기적인 조치가 없다면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d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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