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조건도 시장원리 따라야…결제불이행이 진짜 문제"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금융당국이 제도 개선을 거론하며 공매도를 금지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시장 원칙에 맞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7일 김대종 세종대학교 교수는 연합인포맥스와의 통화에서 공매도 차입조건에 관한 질문에 "자금력을 갖춘 기관과 달리 개인의 담보력은 빈약하다"며 "시장경제의 원칙에 따라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빈기범 명지대학교 교수도 은행 대출 차입조건이 고객 신용도에 따라 다른 점을 언급하며 공매도 차입조건도 "기본적인 시장 원리에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빈 교수는 기관별로도 신용도가 달라 공매도 차입수수료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개인과 기관(외국인)의 차입조건이 여전히 동일하지는 않다는 점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이 이어지는 만큼, 이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현행 제도에서 외국인·기관의 공매도 담보비율은 105%, 개인은 120%다. 외국인·기관의 상환기한은 없으며, 개인은 90일마다 대주 계약을 연장해야 한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등 개인투자자 측에서는 차입조건을 일원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선진국인 미국의 경우에도 개인과 기관의 차입조건은 실질적으로 다르다.
미국에서 기관은 주로 도매시장 격인 증권대차시장에서 공매도에 필요한 주식을 차입한다. 여기에서 기관은 최소담보비율로 102%를 적용받는다. 개인의 경우 소매시장 격인 마진거래로 공매도에 참여한다. 이 시장에서 개인은 보증금율 150%를 적용받는다.
당국이 문제로 지적한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무차입 공매도와 관련해서도 "진짜 문제는 무차입 자체가 아니라 결제불이행"이라고 빈 교수는 지적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HSBC와 BNP파리바가 우선 공매도를 진행한 뒤 결제일 전에 주식을 차입하는 불법적 무차입 공매도를 수행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금감원은 불법 공매도를 적발하고자 글로벌 IB를 전수 조사키로 했다.
반면 선진적인 금융시장을 갖춘 미국의 경우 우리나라와 달리 무차입 공매도 자체가 불순하다고 여기지 않고, 결제일 전에 주식을 빌리지 못해 결제를 불이행하는 데 초점을 맞춰 규제하고 있다. 빈 교수는 무차입 공매도가 미수거래와 성격이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물론 국내에선 무차입 공매도가 불법이다. 시스템 전산화를 통해 감시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배경이다.
글로벌 IB도 이러한 국내 규제 환경을 수용하는 분위기다.
한 외국계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당국이 제도를 만들려 하는데 그 제도가 매우 중요할 듯하다"며 "디테일이 정말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걸 원점에서 시작하려는 당국의 노력이 잘 풀리고, 시장이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ytseo@yna.co.kr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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