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의사록…"물가는 둔화, 경기는 회복 전망"
"美 국채발행 늘겠지만 연준 및 中日 매입 어려워"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한국은행은 통화정책이 물가안정과 금융불균형 누증에 대한 일관된 대응을 통해 정책여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7일 공개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의사록(10월19일 개최, 통방)에서 "이 과정에서 물가 및 금융·외환시장의 불안이 증대될 경우 우선적으로는 통화정책 수단과 시장안정화 수단을 분리 대응함으로써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같이 제시했다.
◇ "주요국 통화긴축 장기화…정책 일관성 필요"
한은의 이 같은 진단은 주요국 긴축기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고 대중국 수출 부진, 금융불균형 누증 등 국내경제 취약 요인이 있다는 판단하에 나왔다.
한은은 "최근 주요국의 통화정책 운용 방향 변화 등을 감안할 경우 통화정책 긴축기조가 기존의 시장 기대보다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이 계속해서 물가 대응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인플레이션의 목표수렴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늦춰지고 있다는 점 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대중국 수출 부진, 금융불균형 누증 등 국내경제 취약 요인에 더해 주요국 통화긴축 기조의 장기화가 가세하는 상황은 과거에 비해 비우호적인 여건"이라고 강조했다.
◇ "美국채 발행 늘겠지만 연준·中·日 매입 어려워"
한은은 미 국채 수급과 관련해서는 연준과 중국, 일본이 매입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한은은 "미 국채 수급 측면에서 보면 앞으로도 IRA 보조금 지원 등으로 국채 발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주요 보유 주체인 연준, 중국 및 일본이 매입을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수급에 대한 우려가 최근 국채금리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중국 측이 미 국채 보유를 줄이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정확한 평가를 피했다.
한은은 "미 재무부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미 국채 보유 규모가 축소되었으나, 일각에서는 중국이 최종 수요자를 식별할 수 없는 유로클리어(Euroclear)와 같은 국제증권예탁결제기관을 통해서 매입하기도 해 전반적으로는 보유 규모가 크게 감소하지 않았다고 평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 "물가상승률 둔화흐름…근원물가도 둔화할것"
향후 물가상승률에 대해서는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은은 "물가상승률은 국제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당초 예상보다 상방리스크가 커졌지만 기조적으로는 둔화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근원물가와 관련해서는 "작년 하반기와 금년 상반기에는 근원물가의 전기대비 상승 모멘텀이 높았으나 올해 중반부터 서비스를 중심으로 모멘텀이 다소 낮아졌으며, 향후에는 기조적으로 둔화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그간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의 영향 등으로 둔화 속도는 당초 예상보다 완만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첨언했다.
◇ "반도체 경기, 내년 하반기에는 긴축 영향 완화"
향후 경제와 관련해서는 완만한 개선 흐름을 내다봤다.
한은은 "기계나 선박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반도체 수출도 반등하는 등 수출 부진이 완화되면서 우리 경제가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년 상반기 중 대중 및 IT 수출 부진에도 우리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던 데는 대미 수출이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영향도 있었다"면서 "다만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가 지속될 경우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금융 경로를 통한 부정적인 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반도체 경기는 지난 8월 전망에 대체로 부합하거나 소폭 상회할 가능성이 있는 반면 중국이나 유로 지역의 성장세는 당초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입 측면에서는 유가가 크게 상승할 경우 경상수지의 하향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반도체 경기가 지속된다고 가정했을 때의 경기 흐름에 대해서는 "반도체 경기는 꾸준히 회복되겠으나 주요국 통화긴축 기조의 장기화에 따른 영향이 이를 상쇄하는 효과가 있는데, 내년 하반기에는 긴축에 따른 영향이 완화될 것으로 가정하고 있다"며 "이러한 세계 경제의 패턴이 우리나라의 경기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 "9~10월 주택 거래량 줄어…가계대출 축소 가능성"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서는 여러 요인이 혼재해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은은 "지난해 하반기에는 부동산 경기 급락 우려가 컸었는데 올해 들어 가격이 상승하고 거래량도 늘어나면서 경착륙 우려가 많이 줄어든 상황"이라며 "여러 요인이 혼재해 있어 향후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가계대출 정책에 대해서는 예외를 축소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은은 "규제의 예외 적용이 많을수록 정책효과가 낮아진다는 측면에서 DSR 예외 적용 대상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8월중 주택 매매거래량이 늘면서 10월에는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확대될 수 있겠으나, 9월과 10월 중순까지의 주택매매 신고 건수가 줄어들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연말로 갈수록 증가 폭이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jhkim7@yna.co.kr
김정현
jhkim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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