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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카드사도 '상생금융 2탄' 임박…눈치보기 급급

23.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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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 종노릇', '갑질' 등 은행권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내자 보험사와 카드사들도 2차 상생금융을 준비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생명보험사는 상생금융 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고, 손해보험사는 자동차보험료 인하 등으로 상생 행보를 이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생명은 이달 내에 상생금융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다음 달에는 교보생명이 상생금융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보험업계의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정부의 상생금융 요구에 따라 가속화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소상공인이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스스로 '은행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쉰다"고 비판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역시 지난 6일 이러한 발언에 힘을 실었다.

이에 하나은행, 신한금융 등이 2차 상생금융 방안을 발표하면서 보험업계와 카드업계로도 상생금융 기조가 확대되고 있다.

그간 보험업계는 한화생명이 20~30대 전용 저축보험 등을 출시하면서 상생금융을 시작했지만, 업계의 전반적인 참여는 지연됐다.

보험업계에선 신한라이프와 교보생명 등 대형 생보사가 금리 혜택을 주는 저축성보험을 출시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해당 보험사들은 구체적인 상생금융 상품은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저축성 보험도 출시가 가능한 리스트 중 하나"라며 "다음 달로 출시 시기가 정해지긴 했지만, 상품 종류는 내부적인 논의와 금감원 협의를 거쳐야 하므로 아직 확정적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대형 손보사 역시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나서 상생금융 행보에 동참할 예정이다. 보험료는 보험사 재량이지만 자동차보험은 국민 2천만명이 가입해 있어 상생금융의 취지와 직결된다는 설명이다. 인하 폭은 1.5~2% 내외가 유력할 것으로 점쳐진다.

손보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업계 내에서 그나마 표준화돼있고 많은 국민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보험이기 때문에 상생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며 "인하 폭 등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은행에 이어 재빠르게 상생금융 방안을 발표한 카드업계도 정부의 눈치를 살피는 분위기다. 중저신용자 등 취약계층을 향한 상생금융의 취지가 가장 수월하게 실현될 수 있는 업권이 카드업계라는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상품 출시가 어렵다는 이유로 그동안 상생금융을 주저해왔는데 소비와 직결된 카드사는 상생금융이 쉽게 도입되는 곳"이라며 "이미 상생 방안을 발표했지만, 내부적으로 현재 분위기에 따라 또 준비해야 하지 않겠냐는 얘기들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조달비용 급증 등 실적 부침을 겪는 카드사는 정부 압박에서 벗어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한 카드사를 제외하고 모든 카드사가 이미 상생금융을 발표했고, 올해 실적이 지난해 대비 20%가량 하락하는 등 업계의 상황이 좋지 않다"며 "정부의 상생금융 주문은 카드사를 향한 발언이기보다는 역대급 실적을 보인 은행과 보험을 겨냥한 발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잇따른 상생 행보에도 '이자 장사'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금융업계 내에서는 정부의 지나친 관치를 향한 불만도 많아지는 모습이다. 국내 증시에 상장한 회사들이 사실상 수익을 포기하고 내놓는 상생금융이 주주를 외면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돈을 벌어서 주주에게 배당하는 것이 상장사의 기본적인 의무다. 사실상 상생금융은 금융회사의 이익을 일정 부분 포기하는 것이다"며 "상생의 취지를 이해하고, 방안을 발표했는데도 이러한 요구가 계속 이어지는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먹구름 낀 여의도

nkhwang@yna.co.kr

황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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