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정치권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증권가에 거세게 몰아치고 있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일반 투자자를 겨냥한 공매도 금지 조치부터 상속세, 주식양도세 완화 논의까지 여러 방안이 거론됩니다. 연합인포맥스는 시장 영향과 업계 의견을 살펴봅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정치권에서부터 시작된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에 증권가가 들썩이고 있다. 총선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의심 속에서 금융당국마저 180도 뒤바뀐 입장을 가져오면서, 국내는 물론 글로벌 기관 투자자까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역행한 공매도 논의…금지기간 연장 가능성도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전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내년 6월까지 예정된 공매도 금지 기간을 상황에 따라 연장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금융위는 지난 3일까지만 해도 '공매도 전면 금지 추진은 확정된 바 없다'는 내용으로 보도설명자료를 배포했다.
하지만 지난 5일 공매도를 내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전면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사흘 만에 뒤바뀐 입장이다.
공매도 금지에 회의적이었던 금융위가 입장을 바꾼 건 비공개 고위 당정 협의회 이후라며 "내년 총선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전일 정무위에서 나오기도 했다.
최근까지 금융당국은 내부적으로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에 한해 허용되고 있는 공매도를 전면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인식을 대다수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여론 눈치 때문에 쉽사리 움직이지 못했을 뿐이다.
올해 초 금융위원장은 공매도를 전면 허용해야 한다고 언급했고, 지난달 국정감사 때도 "외국인 투자가 중요한 나라에서 복잡한 (전산) 시스템을 만들어서 (공매도) 거래를 어렵게 만드는 게 과연 개인투자자를 보호하는 정책인지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월 8종목 하한가 사태가 발생했을 때 금융위 한 고위 관계자는 "공매도가 불가능해서 못 막은 측면이 있다"며 공매도 재개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시세조종 세력이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종목을 끌어올리려고 했더라도 공매도가 가능했다면 정상 가격으로 내려올 수 있었다는 게 업계 전반적인 의견이다.
◇시장조성자까지 겨냥…당황한 증권가
김 위원장이 전일 정무위에서 시장조성자나 유동성공급자의 공매도까지도 들여다보겠다고 언급하면서, 한국거래소에서는 즉각 관련 설명에 나서기도 했다.
거래소는 공매도 금지 후 발생한 공매도는 파생 시장조성자와 ETF 유동성공급자의 헤지 목적뿐이며, 이는 가격 왜곡 현상을 막기 위해 필요한 거래라고 강조했다.
갑자기 뒤바뀐 금융위 입장에 증권가는 당황하고 있다. 대차 사업부는 내년 사업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대차 상환을 대거 요구하면서, 수수료 수익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중 한 곳은 비공식 메시지를 통해 "사전통지, 공개협의, 유예기간이 없는 규제 결정은 한국 금융시장 제도에 대한 신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공매도 금지가 당장은 쇼트커버링 수혜를 받을 수 있겠지만, 한국 시장을 전체적으로 축소시킬 것이라는 비관론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IB는 통상 롱(매수)·숏(매도)을 가미한 전략을 구사한다"며 "숏플레이 하지 못한다면 롱플레이 규모도 줄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김주현 금융위원장(오른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금융위원회를 마치고 공매도 제도와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11.5 jjaeck9@yna.co.kr
hrsong@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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