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하락, 크레디트물 매력 부각…지방은행계·A급 부담 여전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미국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국고채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크레디트물 시장에 서서히 온기가 감도는 모양새다. 은행채에 이어 공사채 시장 또한 강세로 돌아선 것은 물론 수요가 드러난 틈을 타 여신전문금융회사도 조달에 한창이다.
다만 여전채 시장까진 쉽사리 분위기가 풀리지 않고 있다. AA급 은행계 여전사의 경우 이전보다 비교적 수월히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반면 지방은행계 혹은 A급 기업의 경우 여전히 민평보다 높은 금리를 감수하거나 금리 기준점을 앞당기는 방식으로 겨우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은행채 이어 공사채 강세…여전채도 발행 속도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달 국고채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크레디트물 시장에서 점차 온기가 감지되고 있다. 특수은행채를 시작으로 시중은행 채권, 공사채 등도 점차 발행과 유통시장에서 민평보다 낮은 금리를 형성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일 채권을 찍은 하나은행과 부산은행은 모두 민평보다 낮은 가산금리(스프레드)로 조달했다. 하나은행은 1천억원 규모의 1.5년물을 동일 만기 민평 대비 3.5bp 낮게 찍었다. 부산은행이 발행한 2년물 1천억원은 민평보다 1.1bp 낮은 수준이었다.
약세를 이어갔던 공사채 시장에도 반전 기류가 드러났다.
지난 9일 공사채 입찰에 나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국가철도공단은 각각 3천100억원(3년물), 1천700억원(2년물)을 발행하기로 했다. 두 발행사 모두 동일 만기 민평 대비 5bp 낮게 스프레드를 확정했다. LH는 'AAA' 특수채, 국가철도공단은 개별 민평 기준이다.
국고채 금리 하락으로 크레디트물의 매력이 부각되자 여전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연합인포맥스 '채권 발행스프레드 현황'(화면번호 4215)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전일까지 발행한 여전채(카드채·기타금융채)는 4조1천400억원 규모였다. 9월과 10월 월별 발행량이 각각 5조6천355억원, 5조3천270억원이었다는 점에서 상당한 물량이다. 열흘여 만에 이미 전월 발행량의 77%를 찍어낸 셈이다.
앞서 여전채 시장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 우려와 랩·신탁 투자 심리 위축 등으로 수요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여전채 차별화 지속…장기 CP 재개, 기대감 글쎄
다만 여전사별 조달 여건은 상이했다.
지난 10일 IBK캐피탈(AA-)과 NH농협캐피탈(AA-)은 각각 1천억원, 800억원 규모의 채권 발행을 마쳤다. 두 발행사 모두 만기물 전 구간의 스프레드를 민평과 동일한 수준(PAR)으로 확정했다.
반면 같은 날 BNK캐피탈(AA-)은 1천억원 규모의 채권을 민평보다 높은 금리로 찍었다. 1년물은 민평보다 5bp, 1년 5개월~1년 10개월 구간의 만기물은 모두 15bp 높은 수준이다.
더욱이 BNK캐피탈의 경우 금리 기준점을 발행 7영업일 전으로 설정했다. 통상 여전채 조달 시 2영업일 전 민평 금리를 기준으로 스프레드를 적용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간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했다는 점에서 보다 높은 금리를 형성했던 7영업일 전으로 기준점으로 택해 투자 매력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BNK캐피탈 이외에도 지방은행계 여전사의 조달 어려움은 꾸준히 드러나고 있다.
지난 7일 JB우리캐피탈(AA-)은 총 2천억원 규모의 채권을 찍었다. 스프레드는 1.5년부터 3년까지 설정한 만기물 모두 4영업일 전 민평금리보다 15bp 높은 수준이었다.
같은 날 BNK캐피탈도 2천150억원 규모의 여전채를 만기별로 4영업일 전 민평보다 8~20bp 높게 찍었다.
비은행계 여전사 조달도 녹록지 않다. 7일 롯데카드(AA-)는 1천600억원 규모의 여전채를 찍었다. 1년 5개월물(400억원)과 1년 6개월물(600억원)은 모두 4영업일 전 민평보다 20bp 높은 금리다. 2년물(총 600억원)은 변동금리부채권(FRN)을 택했다.
A급 여전채도 민평보다 높은 금리를 감수하고 있다. 8일 애큐온캐피탈(A)은 200억원의 1년물 채권을 6.466%로 발행했다. 동일 만기 민평에 15bp를 더한 수준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빠지면서 그동안 여전채를 외면했던 투자자들이 조금씩 매수에 나서고 있다"며 "AA급과 은행계까진 분위기가 꽤 풀렸지만, 이외 물량에는 온도 차가 드러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장기 기업어음(CP)이 등장하기도 했다. 우리카드(A1)와 KB캐피탈(A1), 현대커머셜(A1)은 이날 각각 700억원(4.55%), 600억원(4.75%), 600억원(4.77%) 규모의 CP를 찍었다. 만기는 모두 1.5년물이다.
여전사 장기 CP는 주요 투자처였던 랩·신탁 시장 위축으로 발행이 급감했다. 다만 이번 조달의 경우 일부 기관의 특수 수요에 힘입은 발행이었다는 점에서 장기CP 시장 회복 기류를 읽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phl@yna.co.kr
피혜림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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