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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재세 정말 도입하나요"…外人주주 질문에 은행권 '진땀'

23.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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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재세 압박에 맥 못추는 은행주…주가 연초대비 20%p '뚝'

외인 지분도 올들어 3%p 안팎 줄어

대출금리인하, 횡재세 도입 촉구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12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앞에서 진보당 서울시당 관계자들이 '대출금리 인하 및 횡재세 도입 촉구 기자회견'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1.12 jjaeck9@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고금리 시기 이자장사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낸 은행권을 향한 정치권의 '상생금융' 압박이 거세지고, 최근 횡재세 도입 움직임도 본격화하면서 은행들이 진땀을 흘리고 있다.

정치권의 이러한 움직임에 주요 금융지주의 주주들은 공식·비공식 채널을 통해 대응 방향은 물론 향후 수익성 저하 가능성에 따른 대책은 무엇인지 등을 질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횡재세 도입 여부를 두고 정부와 여야 간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어 금융지주 입장에선 명확한 입장을 내놓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월 6만원까지 올랐던 KB금융 주가는 전일 5만2천900원까지 떨어졌다.

금융지주의 주가 상황은 대동소이하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연초 주가가 4만5천원 부근까지 올랐다가 전날엔 3만5천400원으로 1만원 가까이 빠졌다.

하나금융지주 또한 같은기간 5만3천100원에서 4만800원으로 20% 이상 빠졌고, 우리금융지주도 1만3천480원 1만2천400원 하락 곡선을 그렸다.

최대실적에도 이처럼 주가가 고전하고 있는 데는 정부의 계속되는 압박이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대두되고 있는 횡재세는 투자자와 주주들에게 최대 관심사다.

금융지주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기업설명회(IR) 뿐 아니라 다른 경로를 통해서도 횡재세 관련 질의를 해 오고 있다"며 "도입 취지부터 실현 가능성, 정부의 입장 등을 묻고 있는데 변수가 많아 일관적인 입장을 전달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금융권의 다른 관계자는 "금융지주 회장들이 수 차례 해외 IR을 돌며 투자 여건을 개선하는 데 힘썼지만 지금 상황에선 '백약이 무효'다"며 "초기에만 해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횡재세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명확히 전했었지만, 최근엔 상황이 변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앞서 이탈리아 정부는 올해 8월 1년 기한으로 은행이 벌어들인 초과이익의 40%를 횡재세로 걷겠다고 밝히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던 바 있다.

논의 초기에만 해도 '반(反)시장적' 조치라는 비판에 직면했지만, 고금리 기조를 활용해 이탈리아 5대 은행의 총수입이 지난해 대비 1.64배로 급격히 늘자 횡재세 논의도 구체화됐다.

하지만 충격도 컸다.

이탈리아 정부의 횡재세 도입 방침이 공개된 당시에 이탈리아 은행주 지수는 7.3% 급락했고, 유로존 은행지수(SX7E)는 3.7% 하락하며 이탈리아발(發) 금융 불안이 현실화했다.

결국 유럽중앙은행(ECB)까지 나서 우려를 표하자 이탈리아 정부는 준비금 제도 등으로 예외조항을 신설, 절충안을 모색하는 쪽으로 스탠스를 바꿨다.

금융권 일각에선 국내 은행권의 횡재세 논의가 현실화할 경우 이탈리아 케이스와 같이 은행주는 물론 금융권의 충격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국내 금융지주들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높아 문제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상생금융 확대와 횡재세 논의까지 겹치면서 4대 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연초 대비 3%포인트(p) 이상 줄어드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날 기준으로 외국인 주주 비중은 KB금융 72.68%, 하나금융은 68.66%, 신한금융은 59.91%, 우리금융 37.12%다.

하지만 이는 연초와 비교해 눈에 띄게 줄어든 수치다.

KB금융의 외국인 지분은 한 때 74.30%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하나금융 또한 올해 초 71.90%, 신한금융은 63.67%, 우리금융도 40.76% 수준의 외국인 지분율을 나타내기도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횡재세는 일단 검토하지 않겠다는 게 정부 입장이나 상생안 등의 절차가 남은 데다, 향후 실적 방향성에 따라 어떤 주문이 추가될 지는 예상하기 어렵다"며 "최대실적과 따로 노는 주가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선 장기적인 관점에서 은행권의 이미지와 신뢰감을 제고하기 위해선 당장의 주가 관리보다는 상생금융에 힘을 쏟는 것이 유리한 전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간 국내 은행권 내 이해관계는 지나치게 주주 중심으로 짜여져 사회적 논의가 비집고 들어가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며 "다만, 최근엔 금융당국의 압박과 은행권 자체적인 노력 등이 맞물리면서 분위기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주주중심의 의사결정에서 일부 벗어나 이해관계자 전반을 포용하는 것은 최근 트렌드이기도 하다"며 "은행들 내부에서도 이번 국면을 단순히 '소나기만 피하자'는 식으로 접근하기 보다 활용법을 진지하게 고민해보자는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5대 시중은행 (PG)

[구일모 제작] 일러스트

jwon@yna.co.kr

(계속)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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