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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공매도 연장일까…연기금·기관투자자 설왕설래

23.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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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서영태 기자 = 사실상 공매도 전면 금지 기간을 더 연장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되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기관투자자들의 볼멘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1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근본적인 개선방안이 만들어질 때까지 공매도를 금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관 투자자들은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가 '언 발에 오줌누기' 식이라고 지적한다. 단기적으로는 주가 부양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려 투자자들이 떠나갈 우려가 있다.

한 대형 운용사의 주식 운용역은 "공매도 금지는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나 길게 보면 부정적"이라며 "유동성 문제로 외국인 투자자도 필요한데, 이들이 완전히 이탈하지는 않겠지만 한국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영향을 받을 전망"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한국 시장에서 롱 전략만 구사하는 투자자는 잔류하겠지만, 자유롭게 오가며 유동성을 공급하던 투자자는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상적인 시장가격을 형성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또다른 대형 운용사 고위 임원은 "공매도를 통해서 영풍제지 등 시세조종 움직임이 발생했을 때 자정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공매도에서 범죄행위가 발생하면 그 대상을 잡으면 되는데, 공매도 전면 금지가 대통령 의지라면 이건 조금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4대 연기금 한 자산운용 담당 임원도 "시장 참여자들이 자유롭게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수단이 마련돼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금지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 조치로 인해 인위적으로 주가가 부풀어지는 건 시장 원리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총선 겨냥용 정책이 아니라는 걸 어필하기 위해서 더 후퇴하고 있는 꼴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7대 공제회 한 자산운용 담당 임원은 "내년 4월이 총선인데 공매도 금지를 내년 6월까지 한 점에 대해서 너무 속이 들여다보이는 조치라는 얘기가 CIO급 모임에서 나왔다"며 "내년 총선과 결부하는 인식을 희석하려고 하는 거 같다"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국내 기업은 지배구조 때문에 저평가된 요소들이 크고 이것저것 옥죄고 있는 부분을 풀어서 기업이 잘 되게끔 유도하면 주가가 뜰 수 있는 부분인데, 그런 근본적인 대책을 신경 쓰지 않고 파는 걸 자제해서 주가 부양시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강제로 선진시장보다 후퇴하는 발상 자체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공매도 전면 금지 연장보다도 그 대상에 시장조성자·유동성공급자(LP)까지 포함할 건지 여부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기관투자자도 있다.

또다른 대형 운용사의 ETF 담당자는 "ETF 운용사 입장에선 유동성공급자의 공매도 금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LP가 내는 호가가 평소보다는 크게 벌어지고 있다. 전체적으로 차입할 물량이 없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라고 전했다.

그는 "운용사 입장에선 고객이 추정 순자산가치(iNAV) 근처에서 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주의 깊게 모니터링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hrsong@yna.co.kr

ytseo@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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