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정부의 강한 압박에 금융 취약계층 지원 방안을 마련 중인 은행권이 '상생금융' 방안에 중소기업 관련 대책도 내놓을지 주목된다.
경기 침체로 인한 매출 감소와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이 늘어나고 있고, 특히 연체율도 치솟으면서 은행권의 역할이 더 절실해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은행권은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차주와 중소상공인에 중점을 두고 지원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소기업 지원은 건전성 관리와 연계돼야 하는 만큼 별도의 대책을 내놓을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그룹은 16일 금융당국과의 간담회를 앞두고 상생금융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앞서 하나금융과 신한금융이 3일과 6일 각각 선제적으로 1천억원 규모의 소상공인·자영업자·청년 등 금융 취약계층 지원 계획을 내놨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다.
특히 은행권을 향한 상생금융 요구는 '이자장사'에 대한 윤 대통령의 비판으로 시작된 만큼, 올 초에 내놓은 상생금융 방안보다 좀 더 강도 높은 대책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최근 경기 침체로 매출이 감소해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이 늘고 고금리로 인해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이들을 위한 상생금융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 우리 경제에서 굉장히 취약해지고 있는 부분이 중소기업이고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 한계 상황에서 무너지기 시작하는 기업들은 당연히 중소기업부터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렇게 되면 은행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은 "다만 은행이 중소기업에 대한 상생금융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결국 그만큼 대손충당금을 더 쌓아야 하는 부담이 존재하고 이는 결국 은행의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며 "은행들이 부담스러운 부분도 이 지점일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도 오름세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0.47%로 전월 대비 0.06%포인트(p) 증가했다.
규모별로는 각각 대기업 대출 연체율이 0.13%로 0.01%p,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55%로 전달(0.49%) 대비 0.06%p 올랐다.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으로 경영환경이 악화하면서 기업들의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한계기업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한계기업이 지난해 말 기준 3천900개를 웃돈다.
이런 상황에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추가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아야 하는 은행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현재 주요 금융지주들은 중소기업 등에 대해 대출 상환 유예, 저금리 대환대출 공급 확대 등 상생금융 방안을 운영중이지만 여기에 더해 추가적인 방안을 마련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 중소기업 연체율이 상승세인 상황에서 은행의 건전성 관리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도 없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 9월 코로나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지원하던 대출 만기 연장이나 상환 유예 제도도 종료됐지만 지금도 원금과 이자 유예를 해주고 있다"며 "상생금융 차원에서 중소기업들을 위한 지원 방안이 다양하지 않아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출을 추가적으로 더 해주는 방안은 은행 입장에선 건전성 관리 차원 등을 고려할 때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라며 "금리인하도 취약계층이라고 분류되는 특정 고객만 해줄지 아니면 모두 다 해줄지 등 이를 결정하는 과정이 모두 고민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상생금융 지원을 확대할 경우 은행의 재무적인 부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고려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sgyoon@yna.co.kr
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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