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편집자주: 지난 8월 증시에 입성한 파두가 실적 부풀리기 의혹에 휩싸였습니다. 상장 직후 발표한 2~3분기 매출이 추정치에 크게 비껴가면서 주가는 공모가 대비 절반 이상 폭락했습니다. 기술성 특례 상장에 대한 투자자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연합인포맥스에서는 '파두 사태'에 대한 시장참가자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신규 상장 기업의 투자자 보호 중요성을 살펴봅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박준형 기자 = 올해 1조원을 웃도는 기업가치를 인정 받으며 증시 입성에 성공한 파두가 논란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상장 당시 제시한 예상 매출액에 한참을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파두가 사전에 이를 인지하고도 기업공개(IPO)를 강행한 것이라는 의혹이 꼬리를 물며 번지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파두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와 국회 등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현재 논란이 불거진 파두 사태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고, 거래정지 가능성까지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및 한국거래소의 코스닥시장 업무 규정 제25조에 따르면, 거래내용이 현저히 공정성을 결여할 우려가 있거나 투자자 보호를 위해 거래소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매매거래가 정지된다.
한국거래소는 매매거래 정지 종목 하단에 "상장법인이나 상장유가증권이 불성실공시 또는 시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시사항 및 기타 이에 준하는 사항이 발생할 경우 공익과 투자자 보호 및 시장관리를 위하여 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에서 당해 법인이 발행한 유가증권의 매매거래를 정지·중단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만약 파두가 금융당국과 거래소에 제출한 서류에서 의도적으로 매출을 부풀리려 한 사항이 보인다면, 최악의 경우 거래가 정지된 채로 당국의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파두의 '뻥튀기' 상장 논란은 상장 전인 지난 6월부터 시작됐다.
파두는 지난 6월 제출했던 증권신고서를 통해 올해 예상 매출액으로 1천202억원을 제시했다.
1분기에는 매출 176억원을 올리며 선방했지만, 이후 실적은 당초 예상치를 크게 하회했다. 사실상 2분기 이후에는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수준이다.
파두는 2분기 5천900만원, 3분기 3억2천만원의 매출을 냈다. 파두가 올해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번 4분기 1천억원을 웃도는 매출을 올려야 하는 셈이다.
올해 3분기 말 보고서를 기준으로 파두의 미등기임원 1인이 받는 연간 급여액은 3억원 수준이다. 기업의 매출액이 임원의 연봉에도 미치지 못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파두의 증권신고서 제출 시점이 이번 사태의 도화선이라고 바라본다.
파두는 지난 6월 30일 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는데, 경영진은 적어도 해당 시점에 2분기 매출의 대략적인 규모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파두가 의도적으로 실적 급락을 숨겼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파두는 2분기 매출 급감을 이미 인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불거진 이후 파두는 지난 13일 자사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게재하고 "올해 2분기 기존 고객들의 발주가 취소됐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단기 하락 후 연내 개선을 기대했던 분위기가 있었다"라고 밝혔다.
파두는 기업가치를 산출하기 위해 2024년과 2025년의 실적 추정치를 활용했다.
고객사의 협상력이 높은 상황을 감안해 실적 하락의 위험이 있다고는 언급되어 있으나, 코앞에 닥친 올해 실적의 변동 위험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빠졌다.
대신 SSD 시장 전체의 성장률을 활용해 기업 예상 매출을 추정했는데, 발주가 중단된 상황에서 관련 리스크를 숨겼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분기가 끝나는 시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것은 실적을 숨길 의도가 있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라며 "발행사가 투자자를 속인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파두에 대한 논란이 커지면서 기술특례 상장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2005년 도입된 기술특례상장 제도는 기업이 기술의 혁신성이나 성장성을 인정받으면 '자기자본 10억원 이상 또는 시가총액 90억원 이상'이라는 최소 재무 요건만 충족해도 상장 심사를 신청할 수 있는 특례를 부여하는 것이다.
올해는 국가적으로 육성할 필요성이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상장 절차를 더욱 간소화해 1번의 기술평가로도 상장을 추진할 수 있게 재정비했다. 대상 산업은 우주항공, 인공지능(AI),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이다.
기술력은 좋지만 조달이 어려운 기업에 문턱을 크게 낮춘 셈인데, 당시에도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투자자들이 좋은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을 선별하게끔 도와주는 마땅한 보완 장치가 없다는 우려가 나왔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금융당국이 제도 보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동시에 심사 과정에서도 더욱 깐깐한 잣대를 들이밀 것으로 보인다"며 "파두 사태로 인해 연내 상장 대기 중인 기업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jhpark6@yna.co.kr
gepark@yna.co.kr
박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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