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반도체 팹리스 기업 파두가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회사 매출을 과대 포장해 '뻥튀기' 상장을 했다는 논란이 커지면서 주가가 공모가(3만1천원) 대비 40% 가까이 급락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기술성장 특례 제도로 상장에 성공했지만, 투자자에게 부여할 수 있는 '환매청구권(풋백옵션)' 마저 마련돼있지 않아 주주들의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15일 파두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IPO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파두의 주관사이자 최대 인수회사인 NH투자증권은 지난 7월 상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환매청구권을 부여하지 않았다.
기술성장 특례 제도 중에서도 '기술평가 특례' 방식으로 상장을 하면서 환매청구권 부여가 의무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기술성장 특례로 상장한 2차전지 업체 알멕의 경우에는 '이익미실현 기업'으로 인정받아 환매청구권이 투자자들에게 주어졌다.
대표주관사가 NH투자증권으로 같고, 두 곳 모두 기술성장 특례를 통해 상장했지만 주주를 보호할 마지막 보루의 유무는 서로 엇갈리게 된 셈이다.
환매청구권은 특례 상장을 주관한 증권사가 일반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들에게 손실 한도를 보증해 주는 제도다.
법적인 근거는 자본시장법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 제10조의3'에 규정돼있다.
해당 규정은 '기술성장 기업'과 '이익미실현 기업'의 상장에 환매청구권을 부여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통상적으로 3~6개월을 기준으로 상장 기업의 주가가 공모가의 90% 이하로 하락할 경우 공모주 투자자는 주관사에 주식을 매입해 가라는 요구를 할 수 있다.
다만, 여기에는 특례 상장의 종류에 따라 환매청구권 의무 여부가 결정되는 허점이 있다.
특례 상장은 크게 '기술특례상장'과 '이익미실현 상장'으로 나뉜다.
기술특례상장은 다시 '기술평가 특례'와 '성장성 추천 특례'로 구분된다.
이렇다 보니 법에 명시된 '기술성장 기업'에 대한 해석이 각기 달라질 수 있다.
실제로 IPO를 주관하는 ECM 부서 실무단에서는 '성장성 추천 특례'와 '이익미실현 특례'의 경우에만 환매청구권이 의무화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마저도 3년 이내에 특례 상장을 주관한 실적이 있고, 상장 후 3개월간 종가가 공모가의 90% 아래로 떨어지지 않을 경우 이후 상장에 환매청구권을 부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이 있다.
사실상 주관사가 환매청구권 부여를 임의로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특례 상장 기업의 수는 코로나19 팬더믹 당시 활발한 스타트업 투자와 확대된 시장 유동성 등이 맞물리며 크게 증가했다.
당시는 미래 혁신 기술과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의 초기 자금 마련을 위해 소위 'PDR(price to dream ratio·꿈주가배수) 방식의 기업 밸류 평가가 시장에서 설득력을 얻었던 시기다.
실제로 특례 상장이 가장 많았던 해는 지난 2021년으로 총 31곳의 기업이 상장에 성공했다.
금리 인하에 폭발적으로 증가한 유동성은 이들 주가를 '따상'으로 이끌었고, 공모가 대비 하락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문제는 과거와 시장 환경이 크게 달라졌지만, 특례 상장을 통한 IPO 기업이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아울러 최근 3년 이내 특례 상장에 성공한 주관사들은 환매청구권 예외 조항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환경까지 마련됐다.
증권사들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어려워진 시장에서도 특례 상장을 통해 IPO 실적을 낼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인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술특례 상장의 문턱을 낮추는 방향은 좋지만 특례가 적용될 기업을 정확히 판별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특례 제도를 개선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투자자 보호를 위한 환매청구권 부여 기준을 명확히 하는 것이 첫걸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jwchoi2@yna.co.kr
최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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