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파두 사태'가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상장 직후 기관투자자 선행 매매, 실적 부풀리기 의혹에 휩싸인 파두의 주가는 반토막이 났다.
금감원은 조사에 나섰으나, 투자자 보호에 실패했다는 책임론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거래정지까지 언급되는 상황에서, 금감원의 투자자 보호 실패에 따른 후과(後果)는 공모주 투자자가 맞게 됐다.
15일 금융투자업계와 국회 등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현재 논란이 불거진 파두 사태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조사 추이에 따라 거래정지를 검토하겠다는 '초강수'도 내부적으로 공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예비 상장 기업의 증권신고서를 검토하는 금융감독원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예비 상장 기업이 제출하는 증권신고서는 금융위원회가 신고서를 수리한 날로부터 15일이 지난 경우 효력이 발생한다. 금융감독원은 이 기간 증권신고서 내용의 미비 사항이나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내용 중 빠진 부분이 없는지 검토한다.
금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제출된 IPO 증권신고서 38건 중, 38건 모두 정정신고서가 제출됐다. 이 가운데 2건만이 금감원의 정정 요구에 따른 것이었으나, 이 밖의 경우에도 금감원과 주관사가 협의해 내용을 보완한다.
금감원의 검토에 따라 모든 증권신고서의 내용이 수정될 수 있는 셈이다. 그런데도 '파두 사태'를 막지 못했다.
곧 상장을 앞둔 대어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경우에도, 금감원은 비교기업군인 이차전지 종목의 주가가 급락하자 회사의 기업가치를 재산정하도록 안내했다고 전해진다.
파두에 앞서 상장에 도전한 틸론과 큐로셀도 금감원의 보완 요구에 따라 매출과 당기순이익 등 실적 전망치를 변경한 바 있다.
그런데 파두의 증권신고서에 대해서만 촘촘한 감시망이 작동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미 2분기 실적을 추정할 수 있는 6월 30일, 파두가 의도적으로 2분기 실적을 숨기기 위해 분기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본다.
다만 앞선 사례들로 봤을 때, 금융감독원에서 올해 2분기 실적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매출 추정으로 기업가치를 산출하는 기술성 특례 상장 기업이기에, 추정에 활용된 근거가 탄탄한지 검토하기 위해서라도 감사 전 실적을 확인했어야 한다는 의미다.
심지어 파두는 증권신고서를 보완 수정해 지난 7월 13일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때 보완된 내용은 상환전환우선주 및 전환사채의 발행 내역, 재무 상황에 대한 설명, 적정 공모가 추정 과정에서의 설명 보완 등이다.
파두의 주요 고객인 NAND B사와의 수주 계약 및 양산 일정에 대한 내용도 보완됐으나, 고객사의 발주 변동으로 올해 실적에 영향이 있다는 내용은 빠졌다.
파두는 기업가치 산정을 위해 해외 기업을 비교그룹으로 설정하면서 이들의 올해 2분기 실적까지 반영했다. 이 과정에서 파두의 2분기 실적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투자자들은 상장 직후 실적 예상치와 같은 기본적인 정보를 보완하지 못하는 금감원의 증권신고서 검토는 의미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의 증권신고서 검토 과정은 증시에 새로운 종목이 데뷔하기 전 사실상 마지막으로 투자자 보호를 위해 당국이 힘쓸 수 있는 단계"라며 "과거 금감원이 카카오 계열사의 상장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까지 대부분의 대어급 기업에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밀었던 점을 고려하면 파두 사태는 예상치 못한 실책"이라고 지적했다.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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