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N 체제 흔들, 실적 가른 역외 시장…달러화 강세에 마진율 개선도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게임업계가 코로나19 엔데믹과 함께 실적 부진을 이어가고 있으나 해외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기업들의 성과는 상대적으로 좋았다. 중국·일본은 물론 북미와 유럽, 동남아 등에서 두루 성장세를 이어간 넥슨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IM)' 재개로 인도 시장을 겨냥한 크래프톤 등이 호조를 보였다.
반면 비교적 국내 매출 비중이 높은 엔씨소프트와 신작 성과가 다소 부진했던 넷마블은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굳건했던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체제가 흔들리고 해외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낸 넥슨과 크래프톤의 성과가 부각되는 모습이다. 이에 게임업계는 글로벌 시장 확장을 목표로 보폭을 넓히는 데 더욱 집중하고 있다.
◇실적 가른 해외 성과…넥슨·크래프톤 웃었다
15일 연합인포맥스 '분기별 실적 비교'(화면번호 8012)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올 3분기 연결 기준(잠정) 1천893억원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였다. 전년 동기 대비 34.9% 늘어난 수치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성장한 4천503억원이다.
게임사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진 가운데 크래프톤의 약진이 주목받고 있다. 3N으로 꼽히던 넷마블이 올 3분기까지 7분기 연속 영업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데다 엔씨소프트 역시 지난해 4분기부터 영업이익 규모가 수백억 원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과 대조적이다.
넥슨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넥슨은 올 3분기 연결 기준 1조913억원(1천203억엔, 100엔당 907.4원 적용)의 매출을 올려 조 단위 실적을 이어갔다. 영업이익은 4천202억원(463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넥슨과 크래프톤의 실적을 뒷받침한 건 해외 시장이다. 넥슨은 국내와 중국, 일본, 북미 및 유럽, 동남아 등 해외 시장 전체에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데이브 더 다이버'가 호평을 받았던 북미 및 유럽지역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크래프톤의 경우 BGMI 서비스 재개 효과를 톡톡히 봤다. BGMI 트래픽과 매출 회복세에 힘입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부문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올 3분기 모바일 부문 매출은 3천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늘었다.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로 게임업계 전반의 부진을 뛰어넘은 셈이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넥슨의 경우 중국은 물론 다양한 해외 시장에서 매출을 벌어들였던 데다 크래프톤 역시 배틀그라운드의 해외 시장 성공으로 실적 호조가 이어졌다"며 "변화가 빠른 국내 게이머와 달리 해외는 상당히 오랜 기간 성공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이 드러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실적의 경우 올해 달러화 강세 영향 또한 톡톡히 볼 전망이다. 해외 매출을 원화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마진율이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크래프톤의 경우 환율 효과로 영업외손익까지 증가하면서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64% 늘어난 2천116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전년 동기와 비교해선 6.6% 감소한 수치다.
반면 해외 비중이 비교적 높지 않았던 엔씨소프트는 3N의 지위마저 흔들리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해외보단 국내에서 선호하는 MMORPG(대규모 다중 사용자 롤플레잉 게임)를 중심으로 수익을 벌어들여 왔다. 올 3분기 엔씨소프트의 매출 4천231억원 중 한국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2천764억원으로 65% 비중이었다.
비교적 다양한 시장에서 매출을 일으키고 있는 넷마블의 경우 전반적인 부진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넷마블은 올 3분기 기준 지역별 매출 비중이 북미 47%, 한국 17%, 유럽 12%, 동남아 10%, 일본 6%, 기타 8%로 구성됐을 정도로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신작 게임들의 성과 부진이 이어지면서 적자 실적을 이어오고 있다. 올 3분기 기준 국내외 매출이 모두 줄어든 상황이다.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1%, 국내는 4.3% 감소했다. 다만 올 3분기 선보인 게임들이 성공을 거두고 있어 회복 기대감이 싹트고 있다.
◇"한국만으론 안된다"…글로벌 확장 잰걸음
해외 시장으로 발을 넓히려는 게임업계의 시도 또한 잇따르고 있다. 포화 상태에 다다른 한국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에서 성장을 꾀하겠단 전략이다.
카카오게임즈는 기존 작품의 글로벌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올 3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그동안 국내에서 사업 성과를 쌓았다면 내년부터는 장르와 플랫폼 다각화를 통해 글로벌에서 퀀텀점프한 성과를 보여드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엔씨소프트 역시 글로벌화를 주목하고 있다.
이장욱 IR 실장은 지난 9일 진행한 컨퍼런스콜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과 포트폴리오 다각화라는 미래 성장 전략을 위해 고객 접점을 지속해서 늘려갈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네오위즈의 경우 해외 게임 개발사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네오위즈는 지난 14일 폴란드 게임 개발사 '블랭크 게임 스튜디오'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투자 금액은 1천700만 달러(한화 약 224억원)이다. 지분 21.26%를 취득했다. 'P의 거짓'으로 북미 유럽 시장에 본격 진출한 데 이어 해외 콘솔 시장에서의 성과 창출을 위해 이번 투자에 나섰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일 내에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는 게임을 많이 만들어내기가 어려운 만큼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탄탄한 성과를 거둔 이후 해외 시장으로 확장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phl@yna.co.kr
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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