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주식 비중 늘릴 것…CLO 주목"
"환율 1,400원대 이상 상승 배제 어려워"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은행은 어떻게 자산을 운용하나"
허장 행정공제회 사업이사 겸 최고투자책임자(CIO)의 고민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총 34년 금융권 생활 중 절반가량을 보험업에 몸담은 그였지만, 그동안 해왔던 방식을 고집하기보단 공제회와 걸맞은 운용전략을 고심했다.
공제회는 보험사보단 은행과 비슷하다고 봤다. 공제회원에게 확정된 원금과 이자를 돌려줘야 한다. 적어도 예탁 이자보다는 높은 수익을 안정적으로 내야 하는 구조다.
올해 허 CIO가 불확실한 주식보다는 투자 등급 원화채권과 사모대출과 같은 이자수익성자산 투자를 통해 만기수익률(Yield to Maturity) 확대에 주력한 이유다.
그런 허 CIO도 내년에는 좀 더 공격적으로 움직이기로 했다. 금리형 투자만으로는 요구수익률 이상의 성과를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금리인하, 빨라도 내년 연말…'H4L' 주식·채권 확대 기회로
허 CIO는 16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현재로선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H4L)'를 명확히 하고 있어 적어도 내년 상반기 중 금리인하 선회는 없을 것이 확실하다"며 "빨라도 내년 연말에 근접하는 시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공제회는 이번 고금리시기를 만기수익률을 최대한 높이는 기회로 활용하고자 저평가 자산과 채권, 사모대출 자산을 확대할 예정이다.
허 CIO는 "내년 말 이후 미 연준의 금리인하 선회를 가정한다면 고금리와 경기침체기 하락하는 주식과 사모주식을 저가매수할 기회라고 보고 내년 중 상장주식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내년 중에도 채권 투자 매력은 매우 높을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행정공제회는 상장주식과 채권 비중이 각각 5%와 6%로 낮은 편인데, 가격 조정 때마다 분할매수를 통해 각각 7~8%와 10%까지 늘릴 계획이다.
허 CIO는 "2,300포인트 대인 현 주가 수준은 역사적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더 밑으로 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며 "지금부터는 하락 시마다 분할매수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순환이나 일시적 테마, 수급적 요인보다는 철저히 장기적 성장성과 펀더멘털에 집중해 추세적 상승이 예상되는 주식 군에 주력하면 이번 하락 조정은 중장기적으로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며 "지배구조 개선, 정보기술(IT), 바이오테크 등 투자대상 다양화와 베트남, 인도 등 탈중국화 수혜가 예상되는 신흥시장으로의 투자지역 다변화 전략도 올해부터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실적·실용리스크로 가격이 급락하거나 특수상황(Special Situation) 또는 펀드청산수요 등으로 세컨더리 시장에 나온 자산을 할인 매입할 기회 등을 적극 활용해 중장기적인 잠재수익을 최대한 확충할 필요가 있다"며 "상장주식은 시장조정기 추세적 성장이 예상되는 기업들을 선별 투자하고, 사모주식은 블라인드 펀드뿐만 아니라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도 활성화해 투자 효율을 최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권은 듀레이션 리스크나 베팅 관점보다는 철저히 이자(캐리)수익과 만기수익률을 높이는 관점에서 투자할 예정이다.
허 CIO는 "채권은 회사채, 공사채, MBS, A급 이상 회사채, 금융지주사 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등 고신용등급 원화채권을 중심으로 편입할 계획"이라며 "회비 조달금리 수준만 본다면 5% 이상이 필요하나 포트폴리오 관점에서는 저신용위험의 4% 중반대 채권도 매력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동화된 대체투자 주목…달러-원 환율 1,400원대 이상 가능성도
대체투자 부문에서는 사모대출 시장을 매력적으로 보고 있다.
허 CIO는 "신용리스크 확대에 따른 대주 우위 시장 특성으로 금리가 급등해 투자 매력도가 매우 큰 상황"이라며 "올해 초부터 검증된 운용사를 통해 기업, 부동산, 인프라 부문 사모대출을 투자하고 있고 내년에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으로는 유동성을 갖춘 대체투자인 자산담보부증권(CLO)과 상업용부동산저당증권(CMBS)을 주목하고 있다.
환 오픈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기도 하다. 주식은 가급적 100% 환 오픈하고 채권은 80%만 환 헤지 하는 등 자산군별 헤지비율을 조정하고 있다.
통상 공제회들은 100% 가까운 환 헤지를 하고 있다. 원화 급등락에 따른 변동성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허 CIO는 환 헤지가 능사는 아니라고 봤다. 한미 금리차와 스와프 비용이 계속해서 벌어지는 등 헤지 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 헤지할 때마다 정산금 부담이 커진다. 주식과 환율은 역상관 관계가 있기도 하다.
이 결정엔 달러-원 환율에 대한 허 CIO 전망이 반영되기도 했다.
허 CIO는 "당분간 1,300원대 이상, 상황 악화 시 1,400원대 이상 상승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한·미 간 금리차가 기준금리 기준 2%포인트(P)까지 확대됐고 미 연준 통화정책상 내년까지도 좁혀지기 어렵거나 오히려 추가 확대 가능성도 있다"며 "안전자산 선호, 주식시장 침체 등으로 달러 수급도 악화하는 상황이라 달러-원 환율의 강세 반전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허 CIO는 "환율 하락 반전은 중동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 내지 완화와 미 연준의 기준금리 완화 시작 시점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hrsong@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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