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ECM 파두, DCM GS건설 논란 퍼지며 주관사 역량 시험대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기업금융(IB) 명가'로 꼽히는 NH투자증권이 올해 연이어 체면을 구겼다.
특히 IB업계에서 자문 실적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DCM(부채자본시장)·ECM(주식자본시장) 부문에서 연초부터 논란이 이어진 데다, 인수·합병(M&A) 자문에서도 규정을 이해하지 못해 국가적 '빅딜'을 놓쳤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한누리는 올해 실적 급락 사실을 숨기고 지난 8월 증시에 입성한 파두와 주관 증권사인 NH투자증권을 상대로 증권관련집단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파두와 주관사가 올해 2분기 실적 공백을 예상했음에도 이러한 내용을 투자설명서에 적시하지 않았으며, 매출 추정치에 따른 몸값 산정이 고평가됐다는 이유에서다.
증권신고서를 검토한 금융감독원 역시 최악의 경우 거래정지를 염두에 두는 등 칼날을 겨누고 있다.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발행사가 제시한 정보를 토대로 기업 실사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거쳤다고 해명했으나, 책임론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거래소의 상장 예비 심사 과정에서는 매출의 지속성을 평가한다. 코스닥 상장 심사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예비 상장 기업의 매출이 감소하고 있거나 향후 매출 감소가 예상되는 경우 그 사유를 설명하고, 회복 방안과 실현 가능성을 제시해야 한다.
상장 주관사는 기업 실사를 통해 이러한 검토 사항의 근거가 되는 자료를 마련한다. 또한 이러한 실적 추정치를 바탕으로 몸값을 책정한다. 투자자의 비판이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으로 향하는 이유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술성 특례 기업의 상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NH투자증권이 '파두 사태'로 금감원에 미운털이 박히면서 향후 진행할 딜에서도 깐깐한 심사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라며 "투자자들도 이번 사건으로 NH투자증권의 기업가치 평가에 대한 신뢰를 잃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IPO 대표 주관사는 당국과 같은 조사권은 없기에 발행사가 알려주는 데이터를 토대로 실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면서 "파두의 수주 계약 추이와 함께 지난해 실적 상승률을 참고했을 것이기에 갑작스러운 발주 취소는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NH투자증권은 올해 초 GS건설의 회사채 발행 과정에서 수요예측 결과를 무력화했다는 의혹에도 휩싸인 바 있다.
회사채 수요예측 규정과 관행상, 발행사는 회사채 물량을 늘릴 경우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들에게 증액 물량을 배정해, 증액 물량이 들어온 구간까지 가산 금리로 포함해 회사채를 발행한다.
당시 GS건설은 희망 금리 밴드로 동일 만기 민평 금리 대비 -30bp~+170bp를 가산한 수준을 제시했다. 목표 금액이었던 1천500억원은 +140bp에서 모집됐으나, 증액을 위해서는 최대 +170bp까지 금리를 줘야 했다. 5곳의 기관이 넣은 600억원어치의 주문은 모두 GS건설이 제시한 희망 금리 밴드 안에 들어와 '유효수요'로 포함돼야 했으나, GS건설과 NH투자증권은 이를 무시하고 +140bp에 투자 의향을 밝힌 다른 투자자들에 증액 물량을 배정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투명한 가격 결정을 위해 도입된 수요예측 제도의 목적을 무력화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M&A 부문은 올해 시장의 빅딜로 꼽히는 HMM 자문사 선정 과정에서 수수료 관련 규정 및 심사 기준을 파악하지 못해 수백억원대의 자문사 수수료를 놓쳤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지난 3월 매각 자문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국내외 IB에 배포했다. RFP에는 매각 자문 경력, 매각 전략, 해당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살피겠다는 평가 기준이 수록돼있었다.
이 밖에도, 산업은행이 매도자로 나서는 만큼 기획재정부의 계약 예규에 따라 적절한 수수료 가격을 제안해야 한다는 안내가 담겨있었다.
지난 2010년대 국가 사업에서의 트랙레코드를 쌓기 위해 '수수료 덤핑'을 제안한 사례가 논란이 됐기에, 관련 법 개선 이후에는 예정 가격의 60% 수준을 크게 하회하는 곳들은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매각 자문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하는 현장에서, NH투자증권을 비롯한 국내외 5곳의 증권사는 규정에 미치지 못하는 낮은 수수료를 적어 낸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는 후문이다. 자문사 역량을 경쟁하기 전부터 사실상 당선권에서 멀어진 셈이다.
IB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은 명실상부 십수년간 국내 IB업계 발전을 이끌어 온 명가"라며, "최근 몇몇 이슈들로 난항을 겪고 있지만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고 더욱 단단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gepark@yna.co.kr
박경은
ge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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