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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임원 내부통제 책임 명확화' 지배구조법 신중론 제기

2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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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임원의 내부통제 책임을 명확히하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을 놓고 신중론이 제기되면서 국회 입법 과정에서 공방이 예상된다.

'중대한' 내부통제 사고의 명확한 기준이나 책무의 범위가 등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법 개정이 이뤄질 경우 오히려 더 큰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7일 국회에 따르면 정무위원회는 오는 21일 예정된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제정안, 자본시장법 개정안, 개인채무자보호법 제정안과 함께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일부개정법률안'(지배구조법) 등을 안건으로 상정할 가능성이 높다.

정무위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이 발의한 지배구조법 개정안은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강화를 골자로 한다. 사실상 지난 6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내부통제 제도개선 방안을 그대로 담았다.

현행법에선 금융회사로부터 건전경영, 소비자보호 등을 위한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펀드 불완전판매, 대규모 횡령 등 금융사고가 발생하면서 현재 내부통제 규율체계와 운영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개정안에는 ▲이사회의 내부통제 감시역할 강화 ▲임원 및 CEO 등의 내부통제 관리의무 부여 ▲'책무구조도' 마련 및 제출의무 도입 ▲내부통제 등 관리의무 위반시 제재조치 및 감면 근거 마련 등 4개 부문에 대한 법적 근거를 신설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중 핵심은 책무구조도 도입이다.

CEO 등 금융회사 내 각 책무에 대해 내부통제 관리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임원을 지정한 문서인 책무구조도는 국내 처음으로 도입되는 제도다.

책무구조도 도입을 통해 임원간 역할을 사전에 배분하고 CEO를 포함한 임원에게 내부통제 관리 의무와 범위(책임 범위)를 사전에 획정해주는 게 핵심이다.

즉 중대한 금융사고가 발생할 경우 CEO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어 금융권 중대재해처벌법으로 불린다.

지배구조법을 놓고 여야와 금융당국이 큰 이견은 없어 입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각에선 법 개정에 의존하기 보단 금융당국의 감독체계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개정안을 통해 금융사 CEO의 내부통제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한다고 해도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조직적인 문제나 광범위한 문제 발생 등 내부통제의 시스템적 실패에 대한 정의와 범위가 모호해 책임전가 등의 문제가 여전히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2월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내부통제 부실 등을 이유로 중징계받았으나 징계 근거 부재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고 최종 승소했다.

당시 법원은 현행법이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을 뿐 CEO가 내부통제 기준을 준수하지 못하거나 미흡하더라도 처벌할 근거가 없다는 취지였다.

결국 임원의 직책별 구체적인 책무와 업무 분야별 내부통제 책임 등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명확히 하지 않는 한 책무구조도를 도입해도 또 비슷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국회에서도 국내 처음 도입되는 만큼 법안에 세부적인 방침과 기준을 명시해 제도 시행 초기 혼란을 최소화하도록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안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개정안은 책무구조도상 임원에게 의무적으로 배분해야 하는 책무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어 책무의 범위가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책무구조도에 기재해야하는 내용 중에서 금융당국이 책무구조도의 내용에 대해 개입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될 우려가 있는 요건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도 제언했다.

개정안에 책무구조도 기재내용으로 '내부통제 등의 효과적인 작동을 위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을 명시하고 있는데, 여기서 효과적 작동을 위한 요건이 책무구조도의 내용에 대한 금융당국의 판단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법령 해석에 따라 책무구조도상 임원의 범위가 과도하게 확대될 수 있어 책무구조도에 포함되는 임원의 범위를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고도 보고서는 지적했다.

은행권에서도 법안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제도가 안착되기 전까지는 제재보단 컨설팅 위주의 지도·감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은행연합회도 개정안에 대해 취지에는 공감하나 책무구조도는 국내 처음 도입되는 생소한 제도로 세부 작성 기준 제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모범사례가 집적되는 상당 기간 동안은 제재보다 컨설팅 위주의 지도와 감독이 필요하고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책무구조도 관련 논의는 수년 전부터 금융당국과 금융권에서 이뤄지던 사안으로 제재를 통해 금융사고 발생에 대한 경각심을 주는 효과적인 측면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입법과 함께 시행령으로 강제되는 것이 금융권이 추진하는 각종 신사업 또는 기존 사업 관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만큼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sgyoon@yna.co.kr

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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