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인플레이션 6년여 만에 역전
유가 반영 '시차'…연말물가 3%대 초 관측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한국과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지난달(10월) 6년여 만에 역전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유가가 물가에 반영되는 속도가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내년 초에는 피벗 기대감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미국 인플레이션에 마이너스(-) 효과를 줬던 유가가 시차를 두고 국내 인플레이션에도 반영될 것으로 보이면서다.
17일 한국은행과 미국 노동부 등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한국이 3.8%, 미국이 3.2%를 나타냈다. 미국 물가가 한국보다 낮은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례적인 일이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017년 8월 이후 장기간 한국보다 높은 상황을 유지했다. 그런데 지난달 별안간 한국보다 0.6%포인트나 낮은 수치를 보인 것이다.
미국 노동부, 한국은행
주된 요인으로 유가의 반영 시차가 지목된다. 둔화한 국제유가를 미국은 빠르게 반영했지만, 한국은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가령 지난달 국제유가는 전년 대비 소폭 둔화한 것으로 나타난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달 일평균 두바이유(달러/배럴) 가격은 89.7달러로 전년 동기(91.2달러)보다 하락했다.
그런데 휘발유 가격은 정반대로 움직였다. 미국 휘발유는 전년 대비 5.3% 하락했지만, 한국에서는 오히려 6.9% 상승한 것으로 기록됐다.
한은은 한국은 석유를 수입해 사용한다는 특성상 국제유가의 반영 시차가 있기 때문이라고 파악한다.
미국의 경우 산유국인 데다 지난달 재고도 상당해 휘발유 가격이 내려갔지만, 한국은 미리 수입해둔 재고를 소진하는 과정 등을 반영해야 하기에 1~2개월 시차가 있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산유국인 미국에서 원유 재고가 크게 늘어나면서 유가 둔화가 물가에 빠르게 반영됐다"면서 "중동에 추가 급변사태가 없다면 우리도 시차를 두고 이를 반영해 물가가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연말에는 국내 물가도 3% 초반대까지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미국의 CPI를 예상보다 가파르게 둔화시킨 배경에 유가가 있었던 만큼 한국도 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를 감안해 내년 초에는 한은의 피벗 신호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부상 중이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전쟁 때문에 오를 줄 알았던 유가가 경기 둔화 우려에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면서 "산유국인 미국보다 후행적으로 유가를 반영하는 한국 특성상 연말께는 국내 인플레이션도 3%대 초반을 가리킬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한은은 계속 부인하겠지만 시장에서는 내년부터 피벗 기대감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 물가에는 국제유가 영향이 1~2개월 정도 지연 반영된다"면서 "국내 물가의 경우 공공요금 인상 여파 등 상방 요인이 있긴 하지만 연말에는 3% 초반대, 내년 중순에는 2%대까지도 진입할 것"이라고 했다.
jhkim7@yna.co.kr
김정현
jhkim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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