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17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KB금융그룹의 새 수장으로 공식 선임된 양종희 회장의 첫 대외 행보는 금융위원장과 주요 금융지주 회장이 만나 '상생금융' 방안을 논의하는 간담회가 될 예정이다.
'이자장사·갑질·종노릇' 등 은행권을 향한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의 강한 질책과 압박에 금융지주들이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상생 방안을 마련하고, 금융위원장과의 만남에서 가시적인 결과물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리가 양 회장의 첫 데뷔 무대가 되는 셈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오는 20일 열리는 금융위원장과 금융지주 회장 간 간담회에 양종회 회장이 참석하겠다는 입장을 금융당국에 전달했다.
당초 간담회는 16일 열릴 예정이었고, 윤종규 회장이 참석하기로 했으나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일정이 20일로 연기되자 참석자를 윤 회장에서 양 회장으로 교체한 것이다.
이날 임시주총에서 그룹 회장으로 공식 선임됐지만, 취임식이 21일로 예정돼 있는 만큼 양 회장은 공식 취임 전부터 공식 대외 행보를 하게 되는 셈이다.
KB금융 관계자는 "향후 그룹의 상생금융 추진 계획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인 만큼 내정자가 참석해도 무리가 아니라고 봤다"면서 "사실상 회장 신분으로의 첫 공식 일정이 된다"고 전했다.
이번 간담회는 금융당국이 금융회사들의 사회적 책임 강화와 서민금융 역할 확대를 독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금융당국 수장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와 BNK·DGB·JB 등 지방금융지주 회장들이 참석한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종노릇', '갑질' 발언 이후 금융당국은 은행을 향한 상생금융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앞서 하나금융과 신한금융이 선제적으로 1천억원 규모의 소상공인·자영업자·청년 등 금융 취약계층 지원 계획을 내놨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다.
김주현 위원장은 "국민들이 썩 만족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노력했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은행이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은 많은 국민이 동의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은행이 반도체나 자동차와 비교해 어떤 혁신을 해서 60조원의 이자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인지 의문"이라며 "은행권이 현실적 판단을 해야 한다"며 압박했다.
올해 초에 이어 다시 은행 돈잔치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금융회사들은 또다시 상생지원안을 마련해 금융당국에 보고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자감면 등 단순한 기존 프로그램을 내놓았다가는 더 큰 후폭풍이 올 수 있다는 우려에 금융지주들은 섣불리 답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KB금융도 당초 6일 또는 7일께 상생금융안을 발표하려다 잠정 보류한 것도 이런 분위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회장 이취임식과 상생금융 간담회가 겹치면서 금융권은 양 내정자가 내놓을 지원안에 주목하고 있다.
리딩금융그룹인 KB금융이 내놓는 지원 규모가 전체 금융권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양 내정자가 KB금융 회장 자격으로 처음 참석하는 자리인 만큼 금융당국 수장 및 금융지주 회장들과의 상견례를 겸하는 분위기가 될 것"이라면서도 "이번 간담회에 대한 무게감이 남다른 만큼 리딩뱅크 수장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중요한 의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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