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주말을 앞두고 약세를 보였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된 영향 등으로 풀이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행보가 종식됐다는 안도감이 증폭됐다. 미국의 고용보조 지표 등 실물 경제지표도 뚜렷한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7일 오전 9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49.647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50.736엔보다 1.089엔(0.72%)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08708달러에 움직여,전장 가격인 1.08463달러보다 0.00245달러(0.23%)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62.64엔을 기록, 전장 163.48엔보다 0.84엔(0.51%)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4.424보다 0.29% 하락한 104.124를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가 한때 104.047을 기록하는 등 하락세를 보이며 약세를 보였다.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행보를 마무리했다는 안도감이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각종 경제지표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 둔화와 경기 둔화를 예고하면서다.
미국의 고용시장도 뚜렷한 둔화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2주 이상 일자리를 찾지 못해 실업수당을 받는 실업자가 2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5∼11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3만1천건으로 한 주 전 대비 1만3천건 증가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2만2천건)를 웃도는 수준이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86만5천건으로 직전 주 대비 3만2천건 증가했다. 2021년 11월 27일 주간(196만4천명) 이후 2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2주 전 기준으로 집계되는 계속 실업수당 건수는 지난 9월 셋째 주 이후 8주 연속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기존 실직자들이 일자리를 새로 구하는 데 어려움이 커진 것으로 풀이됐다.
이에 앞서 최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인플레이션 지표는 시장의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둔화됐다. 올해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인 3.3% 상승을 밑도는 수준이다. 10월 수치는 지난 9월 수치인 3.7% 상승 폭이 크게 낮아졌다.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5% 하락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전망치인 0.1% 상승을 큰 폭으로 밑도는 수준이다.
각종 실물 지표는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진단됐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둔화된 가운데 소매 판매 등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미국인들의 소비가 전월대비로는 7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지만 전년 동월대비로는 증가세를 이어갔다. 10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보다 0.1% 감소한 7천5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3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2% 감소와 비슷한 수준이다. 10월 소매판매는 전년동월 대비로는 2.5% 증가했다.
경제지표 둔화 등으로 미국 국채 수익률도 하락세를 보이면서 달러화 약세를 부추겼다. 연준이 내년부터는 기준금리 인하 행보를 개시할 것이라는 기대까지 증폭됐기 때문이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3bp 하락한 4.40%에 호가됐고 미국채 2년물은 1bp 내린 4.82%에 호가가 나왔다.
캐리 통화인 일본 엔화가 미국채 수익률 하락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일본국채(JGB)와 미국채 수익률 스프레드가 줄어들면서 캐리 수요를 구축한 영향이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 13일 장중 한때 151.940엔을 기록한 뒤 이날 다시 150엔 선 아래로 내려섰다. 엔화의 가치가 올랐다는 의미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의 정상화 의지를 확인한 점도 엔화 가치 상승에 한몫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는 이날 중의원 재정금융위원회에 출석해 "물가 목표 달성이 가까워지면 상장지수펀드(ETF) 매입을 포함한 초완화 정책의 종료 전략, 가이드라인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회복세를 보였다.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된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과 연준의 통화정책 차별화의 간극이 좁아질 것으로 기대되면서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10월 인플레이션도 2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10월 유로존 CPI는 전년대비 2.9% 상승했다. 10월 CPI는 예비치와 같으며, 2021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유로존의 10월 CPI는 9월 4.3%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10월에 10.6%를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로존의 CPI는 1년 사이에 크게 누그러졌다.
MUFG의 분석가인 리 하드만은 엔화 강세는 전 세계적으로 "성장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 것이며, 일본의 교역 조건은 에너지 가격 하락의 영향을 덜 받았다고 지적했다.
ING의 분석가들은 달러화가 '다지기 단계'에 진입했으며 특히 유로화의 추가 상승을 위한 '명확하고 즉각적인 촉매제'는 분명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neo@yna.co.kr
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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