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정부가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 내 외화자산을 주로 조달하는 통로인 외화 외평채 발행이 올해 계획했던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외환보유액이 40개월 만에 최저치로 감소하고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이어서 외화재원을 충분히 확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27억달러 규모의 외화 외평채를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9월 700억엔(약 5억달러) 규모의 엔화 외평채만 발행했다.
벌써 11월 말인 데다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12월에는 사실상 휴업상태라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외화표시 외평채 발행은 끝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6~7월 외평채 발행을 위해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발행을 위한 준비를 했었다. 그러나 8월부터 미국채 금리가 꿈틀거리기 시작하고 9월에는 금리가 매우 가파르게 오르면서 외평채 발행이 무산됐다.
금리가 지나치게 많이 오르면서 외평채 발행에 따른 금리 부담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약 10억달러에 해당하는 외평채의 만기가 돌아온 바 있다. 엔화 외평채 발행으로 5억달러는 메꿨지만, 외화 재원이 5억달러 순감소한 셈이다.
실제로 엔화 외평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에 맡겨졌다.
지난해에도 미국의 금리 상승과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는 상황이 겹치면서 정부가 계획한 10억달러 규모의 외평채 발행이 무산된 바 있다.
2022년 외평채를 발행하지 못하면서 2023년 규모를 세배 가까운 수준으로 늘렸지만 여의찮은 시장 상황에 외화자산 확보에도 차질이 빚어진 셈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천128억달러로 전달보다 12억4천만달러 감소했다. 석 달 연속 감소한 것으로 3년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또한 지난해 달러화 순매도 규모는 약 460억달러였고, 올해 1~2분기에도 81억달러를 순매도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국제적인 평가로 볼 때 외환보유액이 그렇게 부족하다는 평가는 없다"면서 "보유액이 부족해서 당장 찍어서 메꿔야 하는 입장은 아니라서 시장 상황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 외평채 발행 한도를 13억달러로 책정해놓고 있다. 내년에는 유로화 외평채를 포함해 비슷한 규모의 외평채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다.
외화 외평채 발행 기록을 보면 지난 2017년과 2018년 각각 10억달러, 2019년 15억달러, 2020년 14억5천만달러, 2021년 13억달러 등 매년 꾸준히 10억달러 이상 발행해왔다.
국제금융센터 이상원 연구원은 "우리는 외환위기나 금융위기의 기억이 있어서 외환보유액을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그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환보유액은 다시 늘어날 여력도 얼마든지 있다. 표면적으로는 4천억달러 초반이지만 그 저변에서 달러가 나가고 들어오는 외환 수급 등의 지형도가 굉장히 많이 바뀌어서 레벨 자체에 대해서는 덜 신경 써도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 경제 장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3.10.5 hkmpo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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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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