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연말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 시장의 머니무브(자금이동)에 대한 금융당국의 조처에도 퇴직연금 분산에 대한 증권업계의 요구는 올 연말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은 퇴직연금 시장 안정화를 위해 퇴직연금감독규정을 개정하고 금융회사에 퇴직연금 부담금 분납을 요청했다.
금융투자사가 아닌 일반 기업들에 반응은 미적지근한 상황인데, 상세한 분납 요청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다양한 만기의 퇴직연금 상품 개발이 뒤따라야만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퇴직연금 자금이동 관련 조치에도 분산 효과는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일반 기업들은 강제성이 없다 보니 권고에도 만기 다변화 등이 잘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7월 연말 퇴직연금 시장의 머니무브 가능성에 따라 퇴직연금 분납과 만기 다변화를 추진했다.
올해 6월 기준 DB형 퇴직연금 운용적립금 190조8천억원 중 71조4천억원(37.4%)이 오는 12월 만기가 도래한다.
금융회사들의 기존 적립금에 대한 올해 12월 만기 도래분(7조7천억원)에 '1년 6개월' 등으로 만기를 다변화하도록 유도했다.
또한 퇴직연금을 내는 금융회사들은 12월이 되기 전에 신규 납입하는 DB형 퇴직연금 총부담금의 40% 이상을 2차례 이상 분산·분납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연말 납입 예정인 DB형 퇴직연금의 신규 부담금은 금융권이 3조2천억원, 공공기관이 1조7천억원이고 대기업이 10조4천억원의 비중을 차지한다. 대기업이 금융권 규모의 3배를 웃돈다.
당시 공공기관·대기업에도 부담금 분납을 권고하기로 했다.
이후 지난 15일에는 퇴직연금감독규정 일부개정고시안이 의결됐다. 퇴직연금사업자가 아닌 원리금보장상품에 대해 공시의무가 부여됐다. DB형 퇴직연금의 자산부채관리(ALM)를 고려해 특수채와 지방채의 적립금 대비 편입 한도를 기존 30%에서 50%로 상향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만기 다변화에 대한 당국과 정부의 유도 조처가 큰 효과를 내지 못했다고 입을 모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에서 만기를 다양화하겠다고 했는데 차환하면서 1년 6개월, 1년 9개월 상품을 내도 다 1년을 하려는 상황"이라며 "연말 유동성 계획 대안 측면에서 당국의 조치에도 영향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노동조합이나 우리사주조합이 금리를 지적할 수 있어 만기가 긴 퇴직연금 상품을 고르기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증권업계 다른 관계자는 "누가 몇 년 만기를 할지 세밀하게 나누지 않으면 의미 없을 것"이라며 "만기 자체를 다양화할 수 있는 트리거나 유인책 없으면 매해 반복되는 이슈"라고 말했다.
퇴직연금을 쌓는 일반 기업들은 1년 단위 운용이 18개월 등으로 다변화되면 오히려 자금 계획을 세우기 까다로워지는 측면이 있다. 또한 일반 대기업은 운용을 잘하는 것에 퇴직연금 담당자가 인센티브를 받는 식도 아니라 관행적으로 1년을 선택하고도 있다.
시장에서 연말 퇴직연금 만기도래는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금리가 치솟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증권사로서 금리가 부담이지만 자금 유치를 해야 하니 금리를 높여 퇴직연금 자금을 끌어들이는 움직임이다.
◇ 금융권 내부 퇴직연금 분납 호의적…"대기업 협조 요청"
금융당국의 의도대로 금융권 내부에서는 퇴직연금의 분납과 만기 다변화 추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현재 금융투자협회, 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 등 각 협회에서는 금융회사들의 분납 방안을 취합한 후 당국에 공유를 마쳤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올해 납부해야 되는 금융회사들의 신규 부담금은 긍정적으로 분납이 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대기업 동향을 담당하는 고용노동부는 대기업군의 자금 지출 현황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중소기업중앙회나 한국경영자총협회 등을 통해 기업들에 내용을 전했다"며 "금융당국의 퇴직연금 조치에 협조하며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연말에 집중적으로 만기가 도래하니 금융투자사들이 더욱더 상품을 다변화해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 자금 흐름상 사업 투자 자금을 6월부터 금융기관에 투입하면 투자가 더뎌질 수 있다"며 "퇴직연금이 차환할 때 유치에 대한 다양한 조치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TV 캡처>>
smhan@yna.co.kr
한상민
smhan@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