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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금리 관계-⑤] 고금리에 집값 올라도 美 주거비 하락

23.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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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은 고금리 속에서도 주택가격이 오르는 기이한 현상을 겪지만, 근원 소비자물가지수 품목에 포함돼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주택 임대료는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임대 시장 전문가로 꼽히는 마이크 올프슨 뉴마크(Newmark) 상무이사는 22일 뉴욕 사무실에서 가진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를 통해 "고금리와 주택가격 상승으로 임대시장에 수요가 몰리지만, 임대료 가격은 조정을 이어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주택 임대에 수요가 몰리는 것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잡는 과정에 금리가 치솟았기 때문이다. 거기다 기존 주택 소유주들이 과거 낮은 수준의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묶어두면서 매물을 내놓지 않아 주택 가격, 즉 주택을 새롭게 소유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커졌다.

올프슨 상무이사는 "미국에서 현재 주택을 새롭게 소유하기보다 임대가 훨씬 경제적이라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진단했다.

뉴마크는 1929년 설립된 글로벌 주요 상업용 부동산 업체다.

뉴마크에 따르면 미국에서 주택 소유를 위해 한 달에 들어가는 전체 비용의 중간값은 올해 2분기 기준 2천572달러로, 다세대 가구의 한 달 평균 실질 임대료 1천809달러와의 격차가 763달러까지 벌어졌다. 이 두 수치의 격차는 지난 2021년 4분기 200달러대에 머물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들어 급격히 확대됐다.

임대 비용이 완만하게 오르는 데 반해 주택 소유 비용은 주택 가격 상승과 금리 상승에 따른 상환비용 부담 등으로 급등했기 때문이다.

올프슨 상무는 "고금리에 따른 상환 부담 등 금리 상승은 다세대 임대시장에 수요를 끌어모으는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택 구입을 위한 주택담보대출 신청이 1년 반 만에 거의 절반으로 줄었는데, 사람들은 여전히 살 곳이 필요하다. 그 대안이 임대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고금리와 주택가격 상승 속에 주택구매 여력이 약화하고, 단독주택을 구입하려던 사람들은 줄어들면서 다세대 가구 임대로 수요가 몰리는 셈이다.

올프슨 상무는 "그런 측면에서 금리와 임대시장 간의 관계는 상호적"이라고 덧붙였다.

임대 시장에 수요가 몰리지만 임대료가 크게 오르는 것은 아니다. 실제 온라인 부동산 서비스업체 질로우의 지난 9월 전미 임대료 지수는 전년 대비 3.2% 올랐는데, 지난해 2월 16.1% 상승 이후 꾸준히 상승 폭을 줄이고 있다.

이 같은 임대료 안정은 시차를 두고 정부 자료에 반영됐고, 이는 주거비 하락으로 이어져 지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근원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임대료 움직임과 관련해 올프슨 상무는 "임대료가 1년 전에 상당 수준 상승했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조금 진정돼야 했다"고 풀이했다.

그는 "팬데믹 기간 사람들이 이사를 미루다 2021년 초순에 이동성이 회복됐고, 그때 임대료가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해 4개 분기 연속 크게 상승했다"며 "지금은 그에 대한 조정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임대료는 속성상 급등 뒤에 반드시 조정을 보이기 마련이고 지금이 그런 과정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올프슨 상무는 "만약 지난 2년 사이 소유주가 임대료를 1천달러에서 1천500달러로 올렸는데, 그러고 나서 다음 해에 다시 100달러를 추가로 올리기란 매우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하는 마이크 올프슨 뉴마크 상무이사(오른쪽)

ywkwon@yna.co.kr

※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권용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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