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건설·반도체 신용도 전망 '부정적'"
(서울=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한국신용평가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국내 기업의 신용등급 하향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신평은 22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무디스와 공동 주최한 세미나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신평에 따르면 올해 신용도가 상향 조정된 기업은 5곳, 하향 조정된 기업은 12건이다.
향후 기업 신용등급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등급전망 조정 현황을 살펴봐도 '긍정적'은 16곳, '부정적'은 21곳으로 하향 기조가 우세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용건 한신평 총괄본부장은 "수요부진과,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등 부정적 영향으로 내년에도 신용등급 하향 우위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9년부터 많이 발행되었던 회사채 3년물의 만기가 도래함에 따라서 내년에도 '상고하저' 기조하에 대규모 회사채 발행이 예상된다"라고 부연했다.
이어 "거시 환경 불확실성으로 'AA'급 기업의 회사채 발행 비중은 75.8% 이상을 차지한다"라며 "시장 안정화 전까지는 'A'급 이하 회사채 발행 여건은 계속해서 좋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기업의 실적을 과거 3개년 누적 기준으로 살펴보면 글로벌 수익 저하에 따라 건설,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철강의 수익성이 저조하다고 짚었다. 반면 자동차, 조선, 호텔, 면세, 상영관의 경우 수익성이 개선하는 추세의 업종으로 분류됐다.
김 본부장은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금리 환경과 수익성 저하가 맞물리며 올해 기업들의 순차입금/에비타(EBITDA, 상각전 영업이익) 지표 역시 증가하는 모양새다.
에비타가 감소하고 순차입금이 증가하는 업종은 디스플레이, 반도체, 건설 등이다. 다만, 팬데믹의 충격이 컸던 상영관, 호텔, 면세 등은 에비타가 증가하고 순차입금이 감소하는 긍정적 모습을 보였다.
김 본부장은 "디스플레이와 건설, 석유화학은 산업 전망과 크레디트 전망 모두 '부정정'인 상황"이라며 "이들 산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짚었다.
특히 석유화학의 경우, 업황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공급 과잉 이슈와 사업다각화에 따른 대규모 투자가 지속해 이어지면서 순차입금/에비타 지표가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건설부문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시장의 최대 이슈 업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 위축에 따라 본PF로의 전환이 지연됐고, 차환 과정에서 이자 비용이 증가하는 부분까지도 시공사에 신용 보강을 요구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본부장은 "주요 건설사의 PF보증규모는 9월 말 기준 28조원까지 증가했다"며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고, 공사 원가 상승 등으로 PF 사업성이 저하되면서 우발채무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특히, 'A'급 이상 건설사 중 자기자본 이상의 보증을 제공하는 롯데건설과 태영건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업장 대부분이 지방에 소재한 중견 건설사의 경우에도 분양률과 현금흐름이 저하되고, 담보 여력이나 자본시장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유동성 대응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김 본부장은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중견 건설사뿐만 아니라 건설업에 대한 금융권의 회피 분위기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며 "건설사의 자구 노력이 계속돼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jhpark6@yna.co.kr
박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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