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한계에 물량 부담 더해져…적격담보증권 확대 영향도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주택저당증권(MBS)이 입찰에서 일부 만기물이 미매각되는 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크레디트물 시장 전반의 호조와는 사뭇 다른 결과다.
입찰 이후 시장에서 미매각 물량이 소화되고는 있지만 입찰에서 번번이 오명을 쓰고 있다는 점에서 MBS가 가진 한계가 드러났다.
◇크레디트물 완판 행진에 엇박자 내는 MBS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한국주택금융공사는 MBS 발행을 위한 입찰에 나섰다. 만기는 1년~30년물로, 총 8천500억원 규모다.
입찰에서 5년과 7년물이 미매각 됐다. 2천억원을 찍은 5년물에는 1천700억원, 1천300억원 규모의 7년물에는 1천200억원의 주문만 들어왔다. 5년물과 7년물 가산금리(스프레드)는 동일 만기 국고채 대비 각각 65bp, 93bp 높은 수준이다.
다만 1년물(500억원, 국고+30bp) 2천700억원, 2년물(800억원, +28bp) 3천200억원, 3년물(1천100억원, +34bp) 3천600억원, 10년물(1천300억원, +94bp) 2천100억원, 15년물(1천억원, +97bp) 1천600억원, 20년물(300억원, +90bp) 400억원, 30년물(200억원, +95bp) 300억원의 수요가 몰려 완판에 성공했다.
주택금융공사 MBS의 일부 만기물 미매각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지난 15일 진행한 7천억원 규모의 MBS 입찰에서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1천100억원을 찍기로 한 7년물에 1천억원의 주문이 들어와 100억원이 미매각됐다. 시장 분위기가 반전되기 전인 지난달에도 입찰에서 일부 만기물이 수요를 온전히 확보하지 못하는 사태가 이어졌다.
최근 우량물 공사채와 은행채는 물론 여전채와 회사채까지도 시장 온기가 퍼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물론 MBS 역시 소량 미매각인 터라 입찰 이후 시장에서 해당 물량이 소화되고는 있지만 이런 현상이 연거푸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예사롭지 않다.
◇유동성에 물량 부담까지…적격담보 확대에 매력↓
MBS의 경우 유동화증권의 일종이라는 점에서 일반 'AAA' 채권 대비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다. 더불어 특례보금자리 대출 확대와 이외 자금 소요에 대응해 발행량이 늘어나면서 물량 부담 또한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MBS는 유동성 한계와 더불어 5년 이상 콜옵션이 설정되면서 운용하기가 애매하다"며 "자산운용사가 꺼릴 수밖에 없는 상품인 데다 유통 및 발행물량이 상당해 부담이 드러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연합인포맥스 '발행만기통계'(화면번호 4236)에 따르면 올 1월부터 현재까지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찍은 MBS 물량은 30조5천554억원 규모였다. 지난해 연간 발행량(14조9천699억원)의 두 배를 이미 뛰어넘었다. 현재 발행 잔액은 153조7천71억원이다.
한국은행의 적격담보증권이 확대되면서 MBS 투자 매력이 떨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이 예금기관 대출 적격담보로 은행채와 공사채 등을 추가하면서 투자 수요가 분산되고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행 적격담보증권 범위가 확대되면서 기존에 포함됐던 MBS를 대신할 상품들이 늘어났다"며 "한국은행 등이 코로나19 지원을 위해 풀었던 자금이 회수 단계에 접어들면서 시장 내 유동성이 상당 부분 흡수되고 있는 점 또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가파르게 스프레드가 축소된 점 역시 투자 부담을 높인 요소로 꼽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MBS 또한 스프레드가 가파르게 축소되면서 오히려 공사채를 담는 게 더 나아진 상황"이라며 "최근 실링(희망금리밴드 상단)을 공격적으로 설정한 점 역시 미매각 분위기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전했다.
phl@yna.co.kr
피혜림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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