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SKC의 자회사 SK넥실리스가 솔루스첨단소재를 상대로 건 소송의 이면은 다소 복잡하다.
솔루스첨단소재의 기업 활동에 제동이 걸리는 것은 물론, 사모펀드 대주주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의 재무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연합인포맥스가 2023년 11월23일 오전 8시43분에 송고한 'SK넥실리스, 솔루스첨단소재에 특허 소송' 제하 기사 참고)
◇ LG엔솔 누가 잡나…동박 공급망간 신경전
지난해 말까지 LG에너지솔루션의 주요 동박 공급사는 SK넥실리스였다. 다만 공급처를 한 곳으로 두는 데는 위혐 소지가 있기 때문에, LG에너지솔루션은 공급처를 솔루스첨단소재 등으로 넓혔다.
이런 점에서 이번 소송은 SK넥실리스의 '1위 자리 굳히기'로도 볼 수 있다. 솔루스첨단소재에 빼앗긴 주요 고객사 비중을 되찾아 수익을 회복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번 소송으로 피고인 솔루스첨단소재 입장에선 해당 기술을 계속 사용하는 게 부담스러워진다. 향후 패소했을 경우, 손해배상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솔루스첨단소재가 소송에 걸린 특허를 계속 사용해서 동박을 생산하고 주요 고객사에 납품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LG에너지솔루션과 솔루스첨단소재의 연간 계약 규모와, 동박 공급처 중 솔루스첨단소재의 비중은 기밀이다.
다만, 양사의 동박 계약이 오는 2025년까지 유지되는 것은 물론, LG에너지솔루션이 솔루스첨단소재 유럽 법인 유상증자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양사간 관계가 상당히 끈끈하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에서 조달하는 동박 대부분이 솔루스첨단소재 유럽 생산기지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 '사면 어땠을까'…SK의 아쉬움과 진대제
SK그룹은 솔루스첨단소재의 전신인 두산솔루스의 유력 원매자로 언급된 과거가 있다.
2020년께 유동성 위기를 겪던 두산그룹은 자구책의 일환으로 두산솔루스를 매각하기로 했다.
당시 원매자로는 국내 사모펀드인 스카이레이크를 비롯해 SK, LG, 삼성 등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대기업들이 이름을 올렸다. 배터리사들의 경우 수직 계열화를 통한 시너지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산그룹이 원했던 가격과 원매자들의 인수 희망가가 맞지 않아 매각은 좀처럼 진척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두산그룹은 당초 협상을 하던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 약 7천억원으로 극적 타결을 하고 지분을 넘기게 된다.
이듬해 진대제 스카이레이크 대표도 장내 매수 및 블록딜로 지분 0.9%를 확보하면서 주요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경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진대제 대표는 노무현 정부 시절 정보통신부 장관을 역임했으며, 이에 앞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에도 혁혁한 공을 세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 16메가바이트(MB) D램을 개발하는 데 일조했으며, 이후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 대표이사 사장까지 역임했다.
이러한 이력을 바탕으로 2006년부터는 IT기업 전문 펀드를 운용하는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를 설립한다.
◇ 사모펀드가 주인인 솔루스…엑시트 플랜 차질 생기나
당초 스카이레이크는 인수 시점부터 7년 내 엑시트를 목표로 삼았다. 블라인드펀드 존속 기한이 7년이기 때문에 늦어도 2027년까지는 지분을 매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초 투자은행(IB) 업계에서 예측한 엑시트 시점은 2025년였다.
이러한 목표를 두고 스카이레이크는 인수 후 솔루스첨단소재에 공격적인 증설을 단행했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회사 솔루스바이오텍을 3천500억원에 매각하기도 했으며, 이 자금을 투입해 유럽과 북미 공장 증설에 나서고 있다.
이미 룩셈부르크와 헝가리에도 생산시설 및 법인을 두고 있다. 아울러 지난 9월에는 캐나다 퀘백에 연산 2만5천t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 공장도 착공했다. 해당 공장에는 약 7천30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엑시트 시점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솔루스첨단소재의 시가총액이 8천억원까지 쪼그라든 점을 고려할 때, 사실상 본전도 찾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전기차 수요 위축으로 전체적인 밸류체인이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도 기업 가치에는 부정적이다.
여기에 이번 SK넥실리스의 소송까지 더해지면서 당장 기업가치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허 업계 관계자는 "(솔루스가) 피고 입장이기 때문에 기업 가치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특허 소송은 양측간 협의를 하지 않는 이상 어느 정도 장기화할지 봐야 한다"고 귀띔했다.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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