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Vy-GjnIVUJo]
※ 이 내용은 11월 21일(화) 오후 4시 연합뉴스경제TV의 '경제ON'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콘텐츠입니다. (출연 : 김학성 연합인포맥스 기자, 진행 : 이민재)
[이민재 앵커]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가 지난 주말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주요 게임 회사들이 업계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회심의 전략들을 선보였는데, 기업금융부 김학성 기자가 그 현장 분위기를 직접 확인하고 왔습니다. 지스타가 어떤 행사인지 먼저 소개해주시죠.
[김학성 기자]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들어보셨을 겁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3'이 지난 19일까지 나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습니다.
올해 지스타는 42개국 1천37개사가 참여해 총 3천328개 부스가 마련됐습니다. 일반 관객들이 신작을 시연해 볼 수 있는 BTC관과 기업 고객을 연결하는 BTB관으로 나누어 진행됐는데요. 지스타조직위원회는 올해 지스타에 총 19만7천명이 방문했다고 밝혔습니다. 24만명 넘게 다녀간 지난 2019년 기록에는 못 미쳤지만, 코로나19 이후 가장 많은 관객이 몰렸습니다. 인기 게임들은 시연에 2시간 이상 대기 줄이 늘어서기도 했습니다.
[앵커]
지스타 행사장에는 20만명 가까이 찾으면서 활기가 돌았는데, 최근 게임 업계의 분위기가 좋지만은 않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게임사들의 실적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빠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등 국내 게임사 중 시가총액 상위 5개 기업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약 7천100억원이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넘게 감소한 겁니다.
대면 활동 정상화로 게임 이용률이 줄어든 데다, 경기 침체 우려로 소비가 위축된 탓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달 발간한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국민의 게임 이용률은 62.9%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에 비해 11%포인트(p) 줄었을 뿐 아니라, 거의 최근 10년 사이에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앵커]
실적이 이렇게 좋지 않으면 주가도 부진할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특히 지난해에 비해 영업이익이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많이 내렸습니다.
2021년 한때 100만원을 넘었던 엔씨소프트 주가는 오늘 25만6천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21만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2년여 만에 주가가 4분의 1로 떨어졌는데요. 올해에만 40% 내렸습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 등 주력 게임의 매출이 빠르게 감소한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 외에도 7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넷마블과, 이익이 크게 줄어든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도 올해 초에 비해 하락했습니다.
[앵커]
게임사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 같습니다. 지스타에서 살펴본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업황 반전 전략은 어떤 게 있었나요?
[기자]
지스타에 참가한 게임사들은 각오를 단단히 하고 나선 모습이었습니다. 이들 게임사의 전략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장르와 플랫폼 다각화'입니다.
모바일 MMORPG에 집중했던 과거와 달리 캐주얼, 슈팅, 스포츠 등 장르를 다양화하고, 콘솔 출시작도 늘렸습니다.
먼저 8년 만에 지스타에 복귀한 엔씨소프트를 살펴보겠습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를 필두로 한 MMORPG 명가인데요. 올해 지스타에서 신작 3종의 시연 부스를 운영했는데, 세 작품 중 MMORPG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시연작 중 하나인 'LLL'은 오픈 월드 슈팅 장르의 게임입니다. 파괴된 서울과 10세기 비잔티움 제국 등 광활한 세계를 자유롭게 이동하며 플레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다른 두 작품인 '배틀크러쉬'는 난투형 대전 액션, '프로젝트 BSS'는 '블레이드 & 소울' 세계관을 새롭게 해석한 수집형 RPG입니다.
특히 배틀크러쉬는 엔씨소프트가 닌텐도 플랫폼으로 선보이는 첫 작품이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지스타가 개막한 지난 16일 자사 부스를 찾았는데요. 여기서 김 대표는 "MMORPG가 아닌 새로 도전하는 장르로 플레이어들을 만나러 왔다"면서 "플레이어가 원하는 바가 바뀌고 있기 때문에 개발도 그런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엔씨소프트는 그렇고, 다른 게임사들은 어떤가요?
[기자]
다른 기업들도 다각화 전략은 비슷했습니다.
넷마블이 지스타에서 시연한 작품 중 '데미스 리본'은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서브 컬처, 즉 일본 애니메이션풍 그래픽의 수집형 RPG입니다.
한 편의 애니메이션 같은 스토리에, 3D 카툰 렌더링으로 서브 컬처 요소를 강조한 게 특징입니다.
또 다른 시연작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은 PC와 모바일, 콘솔까지 모든 플랫폼을 지원합니다.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회사죠.
크래프톤은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를 선보였습니다. 이용자가 게임 속 신이 돼 모든 것을 원하는 대로 바꾸고, 다양한 형태의 삶을 경험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미국 게임사 일렉트로닉 아츠의 흥행작 '심즈'와 비교되고 있습니다. 고품질 그래픽을 바탕으로 아바타 '조이'의 외형을 꾸미고, 가족, 친구, 연인 등 인간관계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2년 연속 지스타 메인 스폰서로 참가한 위메이드는 '레전드 오브 이미르'와 '판타스틱4 베이스볼' 등 두 종류의 신작을 공개했습니다.
판타스틱4 베이스볼은 실사형 그래픽을 통해 세계 주요 프로야구 리그에 속한 선수들과 함께 실제 경기를 하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스마일게이트알피지는 글로벌 흥행작 '로스트아크'의 모바일 버전을 공개했습니다.
이렇듯 주요 게임사들이 장르와 플랫폼 다각화에 나선 이유는 최대한 다양한 취향의 소비자들을 다시금 게임 속 세상으로 끌어들이기 위함입니다.
기존에 국내 게임사들이 집중했던 장르인 MMORPG의 경우, 게이머가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야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렇다 보니 가볍게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은 진입장벽을 느낄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런 라이트 유저들까지 염두에 두고 다양한 장르로 라인업을 확대해 실적 회복을 노리는 겁니다.
[앵커]
비즈니스 관람객 대상 전시는 어떻게 꾸며졌나요?
[기자]
요즘 인공지능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올해 지스타 BTB 전시관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끈 것 역시 인공지능입니다.
제가 AI 오디오 기업 수퍼톤의 부스에 직접 다녀왔는데요. 올해 초 하이브가 인수한 수퍼톤은 프로젝트 스크린플레이와 시프트, 두 가지 서비스를 공개했습니다.
프로젝트 스크린플레이는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TTS' 기술에 기반한 AI 음성 서비스인데요. 이를 통해 게임 제작자는 다양한 캐릭터의 목소리를 직접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AI에 텍스트뿐 아니라 감성 정보를 함께 학습시켜서 기계가 읽는 듯한 어색함을 제거한 것이 특징입니다.
또 다른 서비스인 프로젝트 시프트는 사용자의 목소리를 AI가 실시간으로 변환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음성 변환에 걸리는 시간을 최소 0.02초대까지 낮춰서 자연스러운 음성 구현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체험해보니, 마치 헬륨가스를 들이마시고 말을 할 때처럼 제 목소리가 즉시 캐릭터의 목소리로 바뀌어 출력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실시간으로 소통해야 하는 게이머들의 음성 채팅이나 아티스트의 공연 등에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AI의 영향이 미치는 부분은 오디오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스토리 구상과 캐릭터 디자인도 AI가 도와줍니다.
지스타는 매년 전시관과 별도로 게임 업계 리더들의 연설로 채워지는 컨퍼런스도 진행하는데요. 네이버클라우드에서 AI 연구를 이끄는 하정우 센터장이 올해 기조연설자로 이름을 올려 이목이 쏠렸습니다.
하 센터장은 연설에서 생성형 AI의 발전에 힘입어 게임 제작 과정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게임과 관련한 데이터를 충분히 학습한 AI가 스토리나 캐릭터 디자인 초안을 제시해 개발자를 도울 수 있다는 겁니다. 나아가 AI는 이를 구현하는 코딩까지도 해낼 수 있을 전망입니다. 다만 하 센터장은 "AI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도구"라면서 AI에 과도하게 의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앵커]
게임업계가 불황의 골을 하루빨리 탈출해야 할 텐데, 업계 전망,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전문가들은 국내 게임사들이 올해 실적 바닥을 찍고, 내년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장르와 플랫폼을 다각화한 신작들이 성과를 낼 거란 전망 때문인데요. 올해 매출 2조원 붕괴가 예상되는 엔씨소프트는 내년에 다시 2조원대를 회복하고, 넷마블도 3년 만에 연간 흑자 전환이 점쳐집니다.
인공지능과 가상현실(VR), 장르와 플랫폼 다각화까지, 국내 게임사들이 변곡점에 놓였습니다. 라이엇게임즈와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한국 대표를 지낸 오진호 비트크래프트벤처스 파트너는 지난 17일 지스타 컨퍼런스 강연에서 '플레이어 중심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게임사들이 그들의 고객인 플레이어를 최우선으로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인데요. 어떻게 보면 너무 당연한 말일 수도 있지만, 최근 우리 게임 업계가 잠시 잊고 있던 말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플레이어 중심주의를 되새긴 게임 업계가 따뜻한 연말을 보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연합인포맥스 기업금융부 김학성 기자)
※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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