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퇴직연금 사업자가 받는 수수료에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포트폴리오 성과를 연동하는 방안이 내년 4월 도입될 예정이다.
전반적으로는 도입 취지에 공감하는 분위기나, 사업자들의 경우 도입 과정에서 고객을 어떻게 설득할지가 관건이라며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퇴직연금 사업자가 받는 수수료에 디폴트옵션 포트폴리오 성과를 연동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개편 시기는 내년 4월로 우선 개인형 퇴직연금(IRP)에만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수수료와 관련해 업무 비용 및 성과 등을 고려해야 하고 중소기업에 혜택을 제공한다는 규정이 새로 들어와 이를 안착하려 한다"며 "시범적으로 도입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디폴트옵션 성과 연동 수수료 제도는 이전부터 논의돼왔다. 이전에는 성과와 무관하게 적립금 규모에 따라 수수료가 차등 적용됐는데, 손쉽게 수수료를 받는 기존 시장 구조를 개선한다는 의도다.
가입자 수수료 부담 완화는 물론, 수익률 제고 환경 조성이라는 본 취지 역시 달성할 수 있다.
운용업계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고용노동부는 올해부터 디폴트옵션 상품 수익률 등을 공시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디폴트옵션 성과 연동 수수료가 도입될 경우 디폴트옵션 편입 상품 교체가 원활해질 수 있다. 후발주자인 중소형 운용사 입장에서는 편입의 길이 열리는 셈이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보수 차이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후발주자가 내세울 수 있는 건 수익률뿐"이라면서 "기대 수익률이 좀 더 높아진다면 효용성 역시 커지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퇴직연금 사업자도 그 취지에 공감하고 있으나, 실제 제도를 적용하는 데 있어 고민이 커지는 모습이다.
우선 비대면 IRP 고객과의 형평성이다.
현재 증권사들은 IRP 비대면 고객 대상으로 수수료 무료 정책을 펼치고 있다. 결국 대면 고객 대상으로 디폴트옵션 성과 연동 수수료가 주로 적용될 텐데, 그 균형을 어떻게 맞추는지가 관건인 셈이다.
현 제도 아래에서는 고객 설득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나왔다.
디폴트옵션에 편입된 상품들은 타깃데이트펀드(TDF) 등 주식·채권 혼합형 상품이 주를 이룬다. 주식형 등 여타 상품 대비 변동성이 큰 편은 아니다.
그런 와중 수익률 저조로 포트폴리오 편입 상품 구성에 변화를 줄 경우 그 이유를 고객에게 설명해야 한다. 기존 포트폴리오 구성을 보고 가입한 고객들인데, 수익률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설득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수익률 등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운용역의 역량에 따라 수익률 편차가 크게 나타난다면 바꾸는 게 맞지만, 그게 아닌 상황에서 고객에게 설명한다고 하면 왜 바꿔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며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준 사업자들도 설득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말할 정도"라고 말했다.
증권사 다른 관계자는 "디폴트옵션을 도입했어도 원리금 보장형에 쏠려 있는 것도 실적배당형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 부분을 어떻게 설명할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제작 이태호] 사진합성, 일러스트
joongjp@yna.co.kr
정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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