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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기업 대출에 사활걸었지만…빡빡한 자본규제 걱정되네

23.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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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금융당국이 은행권 손실 흡수능력 제고를 위해 자본확충 방안을 마련하면서 은행권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고민에 빠졌다.

급증하는 가계부채로 인해 가계 대출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 대출로 자산 성장을 꾀하고 있지만, 이 경우 자본규제 비율을 맞추기 어려운 딜레마 때문이다.

은행들은 올해 기업 대출을 대폭 확대하면서 자산 성장의 축을 기업으로 전환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총여신 중 기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3분기 61.89%로 작년 말보다 2.69%포인트(p) 상승했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우리은행의 경우는 각각 54.45%, 55.95%, 56.23%로 전년 말 대비 2.65%p, 1.93%p, 1.51%p씩 올랐다.

대출 포트폴리오에서 기업 대출 비중이 커진 것은 고금리 상황이 지속하고 있어서다.

올해 2분기 이후 부동산 가격이 꿈틀거리면서 가계 주택담보대출은 늘었지만 고금리 신용대출이 감소하면서 작년 말보다 전체 가계 대출 규모는 줄었다.

가계 대출이 줄어든 상황에서 기업이 자본시장 조달보다는 은행 대출로 조달 방식을 돌리면서 기업 대출은 크게 늘었다.

하지만 기업 대출은 가계 대출보다 위험가중자산(RWA) 산정 비중이 높아 은행 입장에서는 마냥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다.

그간 막대한 이익을 바탕으로 자본력을 확충하는 데 큰 무리는 없었지만, 내년에는 추가로 도입되는 자본 비율을 맞춰야 해 성장 여력도 떨어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내년 5월까지 1%의 경기대응완충자본(CCyB)을 적립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내년 말 도입될 스트레스완충자본에 대해서도 금융당국은 최대 2.5%의 추가 자본 비율 적립을 가정하고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경우 은행들은 내년 말까지 최대 3.5%의 추가 자본 비율을 적립해야 한다.

현재 시스템적 중요은행은 총자본 비율 11.5%, 보통주자본(CET1) 비율 8%를 최저 규제 비율로 두고 있지만, 내년 말까지 최대 총자본 비율 15%, CET1 비율 11.5%까지 늘어날 수 있다.

스트레스완충자본 적립이 은행별 차등 적용된다고 해도, 은행 입장에서는 최대치를 가정하고 계획을 세워야 하는 만큼 내년 손익에 미칠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내년 은행 이익이 올해만큼은 못할 텐데 실적이 둔화하면 자본 비율이 떨어지고, 규제를 맞추기 위해선 RWA를 줄여야 하는데 자산 성장도 더뎌지는 악순환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자본 비율을 맞추기 위해서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 은행의 대출 자산 성장을 주도했던 기업 대출 부문에서 대기업이 내년 금리 안정화 전망에 따라 회사채 조달로 돌아서게 된다면 기업 대출 성장도 장담할 수 없다.

대기업 대출의 경우 가계 대출보다 RWA가 낮다는 점에서 대출을 취급하기 용이했으나, 대기업 대출이 어려워질 경우 RWA가 높은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커지게 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업 대출은 RWA에 바로 영향이 가는데, 올해 은행이 외형 성장 위주로 대출을 늘렸다면 내년은 외형 성장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ylee3@yna.co.kr

이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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