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국보다 이른 금리 인하는 가능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은 한국의 저출산·고령화로 중립 금리가 내려갈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우리나라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금리를 먼저 내릴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중앙은행이 내년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하기에는 여전히 이르다고 주장했다.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지난 24일 한국은행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구학적 변화를 포함한 장기적인 요인이 전 세계적으로 중립 금리를 하향 조정했을 수 있다는 증거가 실제로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은행
카르스텐스 총장은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미래 통화 시스템' 세미나 초청을 계기로 방한했다.
이번 기자간담회에서는 세계 경제 전망과 통화정책, CBDC 등에 대해 논의했다.
카르스텐스 총장은 한국의 중립 금리가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와 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의 중립 금리를 두고 대립하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이 총재는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한국의 중립 금리 하향을 우려했고 서머스 교수는 한국의 중립 금리도 글로벌 추세를 따라 올라갈 수 있다고 밝혔다.
카르스텐스 총장은 이 총재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두 경제학자의 대립에 "이 총재 의견에 동의한다"라며 "인구학적 변화를 포함해 장기적인 요인이 전 세계적으로 중립 금리를 하향 조정했을 수 있다는 증거가 실제로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불확실성의 수준이 매우 크다는 점이 중요하다"라고 단서를 달았다.
대부분의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거의 끝낸 상황이라면서도 금리 인하 시기가 당장 내년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카르스텐스 총장은 "(금리 인하를) 언젠가는 하겠지만 당장 내년이라고 하기는 이르다"라며 "물가가 안정돼서 통화정책 영향이 충분히 발휘됐다고 생각될 때까지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통화정책은 시차가 있기 때문에 물가와 경제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데 시간이 걸린다"라며 "중앙은행들이 인내심 갖고 지켜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의 금리 인하는 미국보다 이를 수 있다는 의견도 내비쳤다.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한국의 선제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한국뿐 아니라 많은 국가가 미국 통화정책에 영향을 받는다"라면서도 "한은은 신뢰할만한 정책을 쓰고 있고 자율성을 보장받는 기관이다. 미국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운용할 여력이 충분히 있다"라고 말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긴축 재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완화적 재정 정책은 물가 안정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카르스텐스 총장은 "완화적 재정 정책과 긴축적 통화 정책은 좋은 상황이 아니다"라며 "공조를 통해 같은 방향으로 가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많은 국가에서 확장 재정 정책으로 GDP 대비 공공 부채 비율이 너무 많이 늘어났다"라며 "몇몇 국가에서는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의 조정이 필요하다. 특히 긴축 재정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국채 발행 확대 등으로 재정 적자가 쟁점이 되고 있는 미국에 대해서는 "특별한 사례"라며 "신용평가사들은 우려를 표하겠지만 재정 지출이 늘어난다고 문제가 될 것 같진 않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확장 재정이 물가 안정을 어렵게 하기 때문에 재정 긴축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국의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은 적절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가계 부채는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가계 부채가 해결하기 쉽지 않은 복잡한 문제라면서 주택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지방 정부와 프로젝트 디벨로퍼, 은행이 공조해 주택 가격을 낮춰 가계 부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며 "GDP 대비 100%를 상회하는 가계 부채 비율은 지속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을 향해서는 "더 신중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 거시건전성 정책 사용이 필요하다"라며 "대출자의 부채 상환 능력, 소득 대비 부채 상환 비율뿐만 아니라 가계의 전체적인 부채 규모를 살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금융기관에는 리스크와 대차대조표를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현송 BIS 조사국장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부채 비율, 현금흐름 관련 정책과 소득 대비 상환 비율 등 거시건전성 정책은 여러 방법이 있다"라며 "가계 부채 비율이 GDP 대비 너무 높으면 소비가 위축되기에 성장도 저해할 수 있다. 거시경제 정책은 금융안정뿐만 아니라 경제 부양을 위해 필요하다는 얘기"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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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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