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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 인사 철학 계승하는 이재용…사장단 인사 포인트는

23.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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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연합뉴스 자료 화면

(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인사를 급하게 하지 말고 사람의 주기를 잘 보라고. 최소 5년은 갖고 평가하자고."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이 생전 강조한 인사 철학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이번 인사는 이러한 아버지의 철학을 계승하는 것으로, 거시 경제 상황이나 1~2년의 성과에 좌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27일 삼성전자는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을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겸 생활가전사업부장, 경계현 대표이사를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겸 SAIT(구 삼성종합기술원) 원장으로 임명했다.

◇ 신뢰 바탕에 둔 '성과주의'…한종희 역할 축소·경계현 확대

삼성전자의 두 축인 가전과 반도체는 올해 모두 힘든 한 해를 보냈다.

DX부문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DS부문은 29%나 감소했다. 연간으로 시계열을 넓히면 DS부문의 연간 영업적자는 12조7천억원에 이른다.

이런 실적 부진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 모두 교체될 것이라는 비관적 시각도 제기되고는 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다른 결과였다. 한두 해 실적에 연연하지 않고 부문별 수장이 보다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바꿔준 셈이다.

경계현 DS부문 사장은 부속 기관인 SAIT의 원장을 겸임하게 됐다. 그간 SAIT는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을 역임한 진교영 사장이 맡고 있었다. 즉, '한 지붕 두 수장'이라는 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할 수 있다.

그간 감투 세 개를 쓰고 있던 한종희 부회장은 다소 무게를 덜었다. 한종희 부회장은 그간 DX부문장을 비롯해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 생활가전사업부장을 역임했다. 여기에 총수를 대신해 각종 대내외 행사까지 챙기면서 지나치게 많은 책무를 맡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번 인사로 한종희 부회장은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를 용석우 신임 사장에게 넘기게 됐다. 그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에서 이력을 꾸준히 쌓아온 한종희 부회장 입장에서는 가장 주력 커리어를 후임에게 넘기는 셈이다.

◇ VD사업부 사장 라인의 부활…용석우가 주목되는 이유

이런 맥락에서 VD사업부에서 신임 사장이 나온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간 삼성전자는 VD나 DS에서 사장이 배출되던 전통이 있다. 대표적인 VD 출신 사장이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 부회장, 윤부근 전 삼성전자 CR담당 부회장 등이다. 한종희 부회장 역시 이러한 계보를 이어 대표 이사에 오른 사례다.

이번에 용석우 신임 사장이 그 바통을 이어받게 되면서 '포스트(post) 한종희'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70년생인 용석우 사장은 TV 개발 전문가로 2021년 12월부터 개발 팀장, 지난해 12월부터는 부사업부장을 역임하며 기술 및 영업, 전략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사업 성장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 미래사업추진단 신설의 의의는…시스템반도체에 대한 의지

새롭게 구성된 '미래사업추진단'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래사업추진단에는 전영현 전 삼성SDI 이사회 의장 부회장이 합류한다.

전영현 부회장은 1960년생으로 이른바 '노장'이다. 삼성전자가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신설 조직에 이런 원로를 모셔 왔다는 것은 그만큼 그의 경력과 연륜을 높게 평가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삼성SDI가 최근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해 사외이사 중에서 이사회 의장을 선임한 만큼, 전 부회장을 삼성SDI에서 분리하고 경험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보직에 임명한 것이다.

전영현 부회장은 LG반도체를 거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까지 약 30년 가까이 근무한 반도체 전문가다. 삼성전자에서는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까지 역임한 뒤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으로 이동했다. 한마디로, 배터리·전장·메모리 반도체 전문가다.

이런 점에서 삼성전자가 향후 관련 사업에 더욱 힘을 실으려는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635억달러에서 2028년 기준 1천298억3천5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도 "자동차 메모리 시장은 금액 기준, 향후 5년간 매년 평균 30% 중후반 성장할 것"이라며 "2030년 초에는 PC 응용보다도 더 큰 사업 기회가 될 것이다"고 전망한 바 있다.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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