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앞둔 충격에 대비하고 있다.
BOJ는 내년 춘계 노사 협상과 소비자 지출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이르면 2024년 상반기에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차원(질적·양적) 금융완화 출구' 기획 기사를 발행하고 "금리가 인상되면 (2007년 이후) 17년 만의 금리 인상이 되며, 디플레이션 해소를 위해 완화적으로만 운용해 온 통화정책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BOJ의 초저금리 정책이 해제되더라도 당분간 '제로 금리'를 유지하며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
◇ "마이너스 금리 해제, 언제까지 미룰 순 없다"
지난 10월 말 BOJ가 금융 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비하인드 설문조사가 발표돼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지난 25년간의 채권 시장 기능을 조사하는 '채권 시장 조사'의 특별 조사로 마이너스 금리와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의 영향과 부작용에 대한 조사도 포함됐다.
조사 결과는 이르면 12월에 발표될 예정으로 시장 참가자들은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BOJ가 마이너스 금리 해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BOJ가 초완화 정책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BOJ 내부의 분위기는 꾸준히 변화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지난 6일 나고야에서 열린 지역 비즈니스 리더 회의 연설에서 "마이너스 금리 해제의 전제 조건인 2% 인플레이션 목표를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달성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BOJ 관계자는 "(양적완화 해제를) 무기한 연기할 수는 없으며, 당연히 양적완화 해제 이후 통화정책을 어떻게 진행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BOJ는 내년 춘계 노사 협상에 집중할 예정으로 노조의 임금 인상 목표는 지난해보다 높은 '5% 이상'을 요구할 방침이다.
이미 금융 시장은 조기 출구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금융정보회사 퀵(QUICK)의 외환시장 월별 조사를 인용한 데 따르면 마이너스 금리 해제 시기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32%가 내년 4월로 응답하면서 가장 많았다. 내년 1월로 응답한 비율도 20%에 달했다. 총 응답자의 70%가 내년 상반기에 초저금리가 해제될 것으로 예상했다.
◇대출·예금 금리 상승 압력…기업 부담↑
17년 만의 일본의 금리 인상은 초저금리로 부채를 부풀려온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본 내 은행의 대출 평균 약정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초완화 정책이 시작되기 전인 2013년 3월 0.962%에서 마이너스 금리 도입 후인 2016년 3월 0.69%까지 내렸다.
대출 금리 상승은 결국 기업의 자금 조달 장벽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도쿄 쇼코 리서치'에 따르면 10월 기업 파산(부채 1천만 엔 이상)은 전년 동월 대비 33% 증가한 793건이었다.
금리가 오르면 가계도 영향을 받는다. 주택담보대출 비교 서비스 '모게체크'를 운영하는 MFS의 추산에 따르면 변동금리가 0.1% 상승할 때마다 전체 주택담보대출 이용자의 이자 부담은 약 1천100억 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예금 이자가 늘어나는 등의 혜택도 있다.
지난 6월 기준 일본 가계의 유동성 예금 잔액은 약 636조 엔으로 일본 내 금융기관의 보통예금금리는 11월 기준 평균 0.001%이지만 마이너스 금리 도입 전인 0.02% 수준으로 돌아가면 전체 연간 이자 수입이 1천200억엔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많은 금융기관이 정기예금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日 정치권도 변수…엔화 절상에 완화 유지 원해
일본 정치권도 변수다.
엔화 약세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어떻게 억제할 것인가가 정치권의 주요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기시다 후미오 정권은 지금까지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강하게 반대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엔화가 절상되거나 중소기업의 도산이 증가하기 시작하면 정치적 분위기가 완전히 바뀔 여지가 있다.
일본 재무성 관계자는 "정국 조정에 시간이 걸리고, BOJ가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기로 결정하더라도 당분간 완화적 환경이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OJ 관계자는 "초완화 정책이 해제되면 제로 금리로 돌아가서 상황을 지켜본 뒤 금리 인상 가능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격을 피하면서 금리 인상 경로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춘다는 의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선 '금리가 존재하는 세계'로의 회귀는 피할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매체는 "반세기 동안 지속된 초저금리 정책의 가장 큰 부작용은 금리가 기업을 선별하는 등의 기능이 느슨해져 비효율이 일본 경제 전반에 퍼졌다는 점"이라며 "위기 회피에는 효과적이었다고 할 수 있지만, 정부와 기업의 개혁을 지연시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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