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서영태 기자 = 주가조작 사태 연루, 예상치 못한 미수금, 금리 급등에 따른 주식·채권 평가손실 등 각종 악재가 올 한해 증권업계에 정신없이 휘몰아치고 있다.
불안정한 금융시장 환경 속에서 증권사의 꽃으로 불리는 투자은행(IB) 전문가들로 구성됐던 증권가 대표이사 라인업이 숫자 전문가인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새롭게 재편되는 모양새다.
◇초대형IB 특명받은 황현순 물러나고 엄주성 CFO 등판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이날 임원추천위원회를 열어 황현순 대표 다음으로 엄주성 전략기획본부장(CFO·부사장)을 새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엄주성 부사장은 키움증권의 대표적인 숫자 전문가다. 연세대학교에서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한 뒤 KDI투자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치며 20대 초반부터 숫자로 점철된 인생을 살아왔다.
증권업계에는 1993년 대우증권으로 입사하며 입문했다. 키움증권에는 2007년 자기자본투자(PI) 팀장으로 들어와 투자운용본부장을 거쳐 전략기획본부장으로서 CFO를 역할을 맡고 있다.
키움증권은 증권업계에 들이닥친 한파를 모두 직격타로 맞은 대표적인 증권사다. 라덕연 차액결제거래(CFD)와 영풍제지 관련 시세조종 사건으로 대규모 반대매매로 인한 미수금 피해가 상당하다.
IB 전문가이자 키움증권 전신인 키움닷컴증권 창립 멤버인 황현순 현 대표가 물러나고, 숫자 전문가이자 새 인물인 엄주성 부사장을 새 대표로 임명하며 위기를 타파해 나가려는 모습이다.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한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는 브로커리지에 특화한 키움증권을 IB도 강한 증권사로 만들겠다는 특명을 받고 지난 2021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한국장기신용은행과 IBM컨설팅그룹을 거쳐 키움닷컴증권 창립 멤버로 합류했다. 키움증권 기업금융(IB)팀에서 일하다가 키움인베스트먼트을 거친 뒤 다시 키움증권으로 돌아와서는 IB사업본부, PI사업본부, 투자운용본부, 전략기획본부를 맡았다.
키움증권 모그룹인 다우키움그룹 전략경영실장을 역임하다 지난 2021년 키움증권 사장으로 선임됐다.
◇새 술은 새 부대에…창립멤버 떠난 자리 IB 그리고 CFO
창립 멤버가 떠나가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려는 움직임은 키움증권을 비롯해 증권가에서 유행처럼 이어지고 있다. CFO 라인들이 '새 부대'로 떠올랐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지난 20일 이사회를 열고 메리츠증권 신임 대표이사로 장원재 사장을 내정했다.
트레이딩의 귀재로서 지난해 금리 변동성과 부동산 시장 악화 속에서도 메리츠증권만이 유일하게 살아남을 수 있었던 뒤에는 IB 전문가인 최희문 사장이 있었다.
그런 메리츠증권도 사모 전환사채(CB) 의혹과 이화전기 사태 중심에 서는 등 법적 악재를 정통으로 맞았다.
14년 만에 메리츠증권 새 수장이 된 장원재 사장은 그룹 내 대표적인 숫자 전문가다. 서울대 수학과 학·석사를 졸업한 뒤 미국 미네소타 대학에서 수학으로 석·박사까지 지냈다.
삼성증권에서 캐피탈마켓본부를 거쳐 최고리스크책임자(CRO)까지 역임하다가 메리츠화재에서 CRO를 오랜 시간 역임했다. 지난 2021년에는 메리츠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세일즈앤트레이딩(Sales&Trading) 부문을 이끌어왔다.
한국투자증권은 IB맨에서 IB맨으로 대표이사가 바뀐 경우다.
정일문 사장이 떠난 자리에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을 일궈낸 'PF 1세대'인 김성환 신임 사장이 왔다. 그도 IB그룹장을 거쳐 경영기획총괄 부사장을 역임하며 '숫자' 공부를 거친 인물이기도 하다.
가장 먼저 증권가 세대교체 신호탄을 터트린 미래에셋증권은 창립 멤버인 최현만 회장과 이만열 사장이 물러나고 김미섭 부회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 부회장은 미래에셋 해외 진출에 굵직한 역할을 한 인물이다.
여의도에서는 CFO 출신 라인들이 차기 대표이사로 떠오르면서 주목받고 있다.
주요 증권사에서는 박정림·김성현 KB증권 사장이 올해로 임기가 끝나고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 박봉권 교보증권 사장, 곽봉석 DB금융투자 사장, 김신 SK증권 사장, 오익근 대신증권 사장,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사장 등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hr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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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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