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한국 경제가 고점을 찍었다는 '피크 코리아'(Peak Korea) 전망이 나오면서 장기 성장 경로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
장기 저성장의 기로에 놓인 한국 경제를 떠받쳐야 할 책무를 갖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고심도 한층 더 깊어질 전망이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여야는 일본 경제계에서 확산하는 피크 코리아 전망을 전하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일본의 주요 언론이 우리나라 경제가 정점을 지났다고 평가한다며 윤석열 정부 경제팀의 경질과 경제 기조 쇄신을 촉구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도 현재 상황을 두고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글로벌 경제계에서 피크 코리아라는 말이 돌고 있다"며 "피크 코리아란 일본의 성장률이 0~2%대에 머무는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했듯이, 한국도 정점을 찍고 내려가는 길만 남아 기나긴 저성장의 세월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을 뜻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지난 19일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연례 보고서도 2028년까지 한국의 성장률이 2%대 초반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며 거듭해서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면서 "우리 경제가 10년 전부터 서서히 끓는 냄비 속 개구리에 비유됐는데도 여전히 본격적인 경제 개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경제 성장세는 이런 우려의 목소리를 부인할 수 없게 한다.
정부는 한국 경제가 올해 1.4%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2000년대 들어 성장률이 2% 밑으로 떨어진 경우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2009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초기(2020년)를 제외하고는 찾아볼 수 없다.
1960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봐도 성장률이 2%를 밑돈 경우는 1980년 오일쇼크 때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가 발생한 1998년뿐이다.
특별한 위기나 충격이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올해 성장세가 유독 낮을 것이란 얘기다.
당장 내년에도 경제가 강하게 반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내년에 한국 경제가 2%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1%, IMF와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은행은 2.2%로 추산했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의 전망치까지 살펴보면 국내외 전망 기관들의 견해는 2.0%~2.3%로 수렴한다.
정부는 지난 7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내년 성장률 예상치를 2.4%로 제시했는데, 오는 12월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에서 그간 변화한 각종 상황이 반영된 수치를 내놓을 예정이다.
약화한 성장세 속 그나마 희망이 보이는 부분은 IT 중심의 수출 개선세다.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 수출이 내년도 경제 성장을 이끌 것이란 게 정부와 민간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질의와 각종 회의 등에서 경제가 전반적으로 생산과 수출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수출이 좋은데 특히 반도체가 바닥을 확인하고 서서히 나아지는 기미를 보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순수출의 전체 성장에 대한 기여도는 계속 올라갈 것"이라며 "내년에 2.1% 성장을 예상하는데 많은 부분이 순수출의 영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낮았던 부분은 IT 부분이 부진을 겪었던 작년 말 상황과 겹친다"면서 "수출물량지수가 IT 위주로 회복돼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개선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 정부도 성장 촉진을 위해 수출에 관심을 두고 정책 역량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윤 대통령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수출과 수주, 해외 투자 유치 등이 위기 극복의 돌파구라고 강조해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임을 자처해 외교 활동을 펼치고 수출전략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이에 발맞춰 기획재정부는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열고 있고, 국가안보실은 방산수출전략평가회의를 개최해 민·관이 머리를 맞대는 자리를 만들고 있다.
정부의 원스톱 수출·수주 지원단도 활발하게 가동되는 상황이다.
어려운 경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해외를 공략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엿보인다.
윤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최근 해외 순방의 성과를 전하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로 펼친 세일즈 외교로 연간 4조5천억원 이상의 수출 확대 및 수입 대체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투자 유치에 힘입어 금년도 외국인 직접투자는 사상 최대치였던 작년의 기록을 다시 경신할 것이 확실시된다"며 "경제활력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런던=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영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런던 맨션하우스에서 열린 한·영 비즈니스 포럼에서 마이클 마이넬리 런던금융특구 시장(왼쪽 두번째), 케미 베이드녹 기업통상부 장관 등과 대화하고 있다. 2023.11.22 [공동취재] zjin@yna.co.kr
ywshin@yna.co.kr
신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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