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트 급강세에 여전채 담기 '골머리'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연중 지속되는 채권 ETF의 인기로 자금 유입 규모가 증가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자산운용사의 속내는 복잡하다. 최근 크레디트물의 '급강세'로 자금 규모에 맞춰 여전채 등을 담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29일 연합인포맥스 ETF 설정 원본 변화(화면번호 7117)에 따르면 국내에 상장된 전채 채권형 ETF의 설정 원본은 연초 대비 9조8천245억4천500만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전체 채권형 ETF 설정 원본이 13조4천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50% 이상 늘어난 셈이다.
이번 달로 시계열을 좁혀도 증가 규모는 크다. 이달 중 채권형 ETF의 설정 원본은 약 1조원 늘었다.
지난주 상장된 한 금융채 ETF는 상장 즉시 순자산 3천억원을 넘기기도 했다. 상품 대부분이 카드·캐피탈채 등 여전채로 담겨있는 상품이었다.
이처럼 채권형 ETF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지만 이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의 심경은 복잡하다.
이달 중 시작된 크레디트 강세가 여전채까지 급하게 번지면서 늘어나는 자금 규모에 걸맞게 채권을 담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금융채', '회사채' 등의 이름을 단 대부분의 채권형 ETF는 여전채를 어느 정도 담고 있다. 여전채 절대금리가 일반 회사채 대비 높고 발행이 잦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전채가 최근 민평금리 대비 20bp 낮은 금리에 발행되는 등 가파른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중 금리도 급격히 낮아진 데다, 수요 대비 시중 물량도 부족한 실정이다.
운용사 입장에선 ETF 자금이 유입되는 대로 여전채 등을 사들이는 것 말고는 대안이 없는데 당분간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다.
올해 들어 비슷한 만기를 가진 만기 매칭형 ETF가 경쟁적으로 출시된 점도 특정 만기 크레디트물의 물량 부족을 부채질했다고 한 시장참가자는 전했다.
현재 상장된 채권형 ETF 중 내년 하반기 만기, 2025년 하반기 만기의 만기 매칭형 ETF는 각각 7개다. 대부분 올해 중 상장됐다.
이런 사정에 최근 들어 일부 운용사는 기관이 만기 매칭형 ETF 매수를 타진하면 거절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투자자 입장에선 지난달 대비 급격히 비싸진 현물 크레디트물보다 이미 캐리(이자 수익)를 쌓아놓은 만기매칭형 ETF가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시점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자산 규모가 늘어나는 게 좋은 일이긴 하지만, 늘어난 만큼 사야 하는 게 걱정거리"라면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전채 금리가 동일 만기 회사채보다 30~40bp가 높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사게 되면 수익률이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레포 매도 비중을 늘려서 추가 조달해 수익률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여전채가 벤치마크 지표상 어느 정도 채워진 상태라 상대적으로 사기 좋은 회사채 등으로 담아야 할 것 같다"면서 "강세장에선 신규 자금이 유입되는 대로 다 받으면 기존 고객이 수익률 상 손해를 볼 수도 있어서 이런 부분도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
ebyun@yna.co.kr
윤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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