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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홍콩 ELS 판매 은행, 원칙 지켰는지 의구심"

23.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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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보호조치했다는 은행 입장은 면피일 뿐"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 나선 이복현 원장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감원-자산운용사 CEO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11.29 ondol@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대규모 손실 위기에 놓인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과 관련해 "은행이 ELS 판매 과정에서 금융소비자보호법에서 정한 적합성 원칙을 제대로 지켰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부 은행이 녹취 확보 등 소비자 보호 조치를 다했다고 항변한 것에 대해 "자기 면피 조치를 했다는 것으로 들린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이 원장은 2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간담회 직후 "일부 은행에서 소비자 피해 예방조치가 마련됐다고 운운하는 건 솔직히 소비자 피해예방 조치를 했다고 들리기보단 자기면피 조치를 했다는 것으로 들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필과 녹취확보 등으로 불완전 판매 요소가 없으니 소비자 보호 조치를 했다는 입장인 듯 한데, 금융소비자보호법 취지를 생각하면 그런 말씀을 쉽게 하기 어렵다"며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충분히 설명을 해야 한다는 게 법의 본질적인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고위험·고난도 상품이 은행 창구에서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특정 시기 고액이 몰려 판매됐다는 것만으로도 적합성 원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품고 있다"며 "예를 들어 70대 고령 투자자가 노후보장을 목적으로 만기 예금을 재투자하러 왔다면, (ELS) 권유 자체가 적정한지 적합성 원칙 측면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LS는 기초자산 가격이 만기(통상 3년) 때까지 일정 수준을 유지하면 약속한 수익을 지급하는 파생 상품으로, 미리 정한 수준보다 가격이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H지수 ELS의 계약 시점은 2021년 상반기다. 홍콩증권거래소 상장 우량 중국 국영기업들로 구성된 H지수는 2021년 초 10,000∼12,000에 이르다가 현재 6,000대로 급락했다.

지수의 반등 없이는 ELS의 대규모 원금 손실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H지수가 현 수준에 머무른다면 내년 상반기에만 3조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감원은 최근 H지수 ELS 판매금액이 가장 큰 KB국민은행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에 돌입하는 한편, 하나·신한·우리·NH농협 등 주요 판매 은행에 대한 서면조사에 나섰다.

증권사 중에선 주요 판매사인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7곳을 대상으로 서면조사에 착수했다.

이 원장은 "특정은행에 대한 쏠림이 지나쳐 사실관계를 빨리 점검하기 위해 검사 조치를 한 것"이라며 "은행권의 전체 (H지수 ELS) 판매액 약 19조원 중 8조원 상당이 1개 은행(KB국민은행)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완전 판매 가능성이 제기된 마당에 적절한 타이밍에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며 "자기 선택에 따른 투자 책임인지, 아니면 소비자에게 형식적인 답변을 요구하거나 고령층을 대상으로 적합하지 않은 상품을 권유하는 등 불완전 판매 소지가 있는 사안인지 여러 경우의 수를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가능한 연내 기초 사실관계를 파악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책임 분담 기준을 만드는 것이 적절치 않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d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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