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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멍거] 버핏의 '꽁초 투자' 끝낸 든든한 조력자

23.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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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워런 버핏의 영혼의 단짝이자 사업 파트너, 오른팔로 불리는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이 99세 나이로 별세했다.

월가에서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버핏의 명성이 가려진 측면은 있지만 이미 버크셔에 합류하기 전부터 성공적인 투자자로 이름을 날렸던 그는 버핏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투자 조언으로 회사의 성장을 이끈 인물로 평가된다.

멍거는 1924년 1월 1일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태어났다. 버핏 회장과 고향이 같다. 미시간대에서 수학을 공부하던 그는 대학을 중퇴한 뒤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고 전쟁이 끝난 후에는 하버드 로스쿨에 진학했다.

그는 1959년부터 버핏 회장과 알게 됐고, 둘은 서로의 능력을 한눈에 알아봤다.

1962년에는 '멍거, 톨레스 & 올슨'이라는 법률 사무소를 세워 부동산 전문 변호사로 일했다. 같은 해 '휠러멍거앤코'를 설립해 투자를 병행했던 그는 몇 년 뒤 전업 투자자로 나섰고, 1976년에 버크셔 해서웨이에 합류했다.

1984년부터 2011년까지는 버크셔 자회사인 웨스코파이낸셜 회장으로 지냈다.

버핏과 멍거는 오랫동안 서로 다른 투자 방식을 가지고 있었다. 버핏은 벤저민 그레이엄의 영향을 받아 설령 해당 기업이 거의 죽어가더라도 가격만 싸다면 이를 인수했다.

이처럼 초저렴한 종목을 발굴하는 기법은 '담배꽁초 투자(Cigar butts)'로 불렸는데, 길가에 떨어진 꽁초라도 불을 붙이면 공짜로 한 모금 정도는 피울 수 있다는 비유다.

인수 당시 섬유제조업체였던 버크셔도 이와 같은 '꽁초 기업' 중 하나였다. 버핏은 버크셔를 보험 지주회사로 탈바꿈시킨 이후에도 저렴한 가격의 평범한 기업에 주목했다.

반면 멍거는 미래의 현금생산 능력이 지금 지불하는 프리미엄 가격보다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되면 해당 기업을 사들인다는 입장이었다. 멍거는 오랜 기간 파트너인 버핏에게 변화를 촉구했다.

멍거의 조언에 버핏은 1972년 초콜릿 기업인 시즈캔디를 당시 순가치의 약 세 배에 달하는 가격에 인수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버크셔에 큰 이익을 안겨줬다.

버핏은 2014년 시즈캔디 투자를 두고 "나의 담배꽁초 투자를 끝낸 계기가 됐다"며 "이후 나는 합리적인 가격의 훌륭한 기업을 추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멍거가 이렇게 할 것을 오랜 기간 권유했지만, 나는 배우는 속도가 느렸다"며 "찰리가 내 생각을 바로잡아줬다"고 전했다.

이후 버크셔는 브랜드 가치와 사업 모델에 경쟁 우위를 가진 우량 기업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부터 장기 보유한 코카콜라와 2016년부터 투자한 애플이 대표적인 예다. 이는 버크셔의 운용 성적에 크게 기여했다.

버핏은 멍거를 '끔찍한 노맨(abominable no-man)'이라고도 불렀다. 웬만한 투자 기회를 가차 없이 거절하는 것으로 유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멍거는 기술 공포증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버핏과 달리 공학과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버핏이 중국 배터리·전기차 업체인 비야디와 이스라엘 공작기계 업체 이스카에 투자하도록 밀어붙였다. 버핏이 못 보는 사각지대를 커버하는 역할을 한 셈이다.

버핏은 멍거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후 성명에서 "멍거의 영감과 지혜, 참여가 없었더라면 버크셔는 지금과 같은 지위를 결코 쌓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jhmoon@yna.co.kr

문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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