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 측에 공 넘겨…'드래그얼롱' 발동 가능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이커머스 11번가가 강제 매각될 가능성이 커졌다.
모회사 SK스퀘어가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하고 있는 11번가 지분 18.18%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다. 사실상의 경영권 포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는 이날 오후 이사회를 개최하고 11번가 콜옵션 행사 여부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박정호 부회장과 박성하 사장을 비롯해 이사진들이 출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스퀘어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4명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돼있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이날 SK스퀘어 이사진은 기업공개(IPO)와 매각이 모두 무산된 자회사 11번가를 완전히 품을지, 아니면 매각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갈림길에 섰다.
첫 번째 선택지는 콜옵션을 행사해 FI 보유 지분(18.18%)을 5천500억원가량에 되사오는 것이었다. 원금에 이자를 붙인 금액이다. 나머지 하나는 콜옵션을 포기해 FI가 드래그얼롱(동반매각요구권)을 발동할 여지를 남기는 것이었다.
2018년 투자유치 당시 양측이 설정한 옵션에 따른 것이다. 당시 SK플래닛은 ▲국민연금 3천500억원 ▲H&Q 1천억원 ▲새마을금고 500억원 등으로부터 5천억원을 투자받으며 2023년 9월 말까지 11번가 IPO를 완료한다는 조건을 넣었다.
SK스퀘어는 11번가 IPO에 차질이 생기자 지분 매각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최근 큐텐과의 매각 협상이 지분 교환 비율에 대한 이견으로 불발되는 등 쉽지 않았다. 이에 콜옵션 만기(12월4일)를 며칠 앞두고 이사회를 열었다.
SK스퀘어 측은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이 둔화하고 있는 데다 11번가가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FI 몫을 되사오는 데 회의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날 이사회가 콜옵션 포기를 결정하며 공이 FI에 넘어갔다. FI는 드래그얼롱을 발동해 SK스퀘어 지분(80.26%)까지 제3자에 강제 매각할 수 있다. 자본시장에서 실제 드래그얼롱이 발동된 경우가 거의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FI의 움직임과 그에 따른 파장에 관심이 집중된다.
업계에서는 FI가 11번가 강제 매각에 나설 경우 제값을 받기가 쉽지 않을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11번가는 2018년 투자유치 당시 기업가치가 2조7천500억원으로 평가됐지만 최근 큐텐과의 협상에선 1조원 수준으로 거론됐다.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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