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채권 축소·해외채권 확대…美 중단기채 유망"
"내년 해외주식 직접운용 도입…ETF 활용"
"가격 조정 완료한 딜 발굴…인프라 주목"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채권·주식·대체 등 자산군별 1:1:1 투자 전략.
모두가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외치지만, 운용자산 규모가 클수록 분산투자야말로 현실적으로 구사하기란 어렵다. 국민연금공단을 포함한 모든 연기금·공제회는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중이다.
그런데 채권, 주식, 대체를 각각 3분의 1씩 분산투자 하는 전략을 작년부터 현실화한 곳이 있다. 백주현 자금운용단장(CIO)이 이끄는 공무원연금공단이다.
금융의 불황기 또는 호황기마다 나타나는 비이성적인 투자 행태를 정당화시키는 논리로 활용되는 "This time is different(이번엔 다르다)"는 문구는 백 CIO에겐 통하지 않는다.
◇국채 줄이고 해외채 늘린다…장기보단 중단기물
백주현 공무원연금 CIO는 30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투자자는 한쪽으로 치우친 편향적 인식을 경계해야 한다"며 분산투자 원칙을 강조하는 이유를 밝혔다.
공무원연금은 지난주 2024~2028년 중기 전략적 자산배분안을 수립하면서 채권, 주식, 대체 투자 비중을 각각 3분의 1씩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명문화했다.
분산투자라는 고귀한 투자원칙에 따라 내년 공무원연금 채권투자는 해외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정했다. 국내채권 목표 비중을 27.4%로 올해 대비 소폭 축소하고, 해외채권 목표 비중을 8.6%로 올해 대비 소폭 확대한다.
국내채권 대비 절대금리가 높은 해외채권의 캐리(이자)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금리 변동성과 환 비용 등을 고려해 전술적으로 채권자산 내 비중을 조정할 예정이다.
백 CIO는 "국내채권은 국채를 덜 담는 방식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라며 "해외채권은 국채 수급환경에 노출된 장기물보다는 단기적인 통화정책 경로를 반영해 움직일 수 있는 미국 중·단기채가 유망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5년 뒤 전체 채권의 목표 투자 비중은 기존 36%에서 33%로 축소했다.
채권자산은 안정적 이자수익 확보가 가능하고 변동성이 낮아 유동성 측면에서 유리한 자산이다. 다만 상대적인 수익성 측면에서 우위가 있는 국내외 주식 및 대체 자산과 균형 있는 배분 비중 유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공무원연금은 내년 구조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글로벌 금리가 이전보다는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란 전망을 바탕으로 채권 투자 전략을 구사한다.
백 CIO는 "한국과 미국 모두 내년 하반기 이후 기준금리 인하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은 고용과 물가 추세를 충분히 확인한 뒤, 한국은 내수·가계부채 추이와 미국 금리 변동 등을 감안해서 인하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러면서도 "경기사이클의 전환기에 있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와 실망이 시장에 과도하게 선반영되며 변동성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거와 같은 추세적 금리인하 기대감은 경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나 미국 정부의 국채 발행 부담이 지속될 경우, 장기국채에 대한 요구수익률 증가 현상이 내년에도 부각될 우려가 있다"고 부연했다.
◇창립이래 첫 해외주식 직접투자 도전
공무원연금은 내년 창립 이래 처음으로 해외주식 직접운용 투자를 도입한다.
지금까지 공무원연금은 해외자산에 대해서는 전액 위탁운용을 맡겨왔다. 전문성을 갖춘 운용사를 통해서 수익률을 끌어올리겠다는 뜻이 담겼다.
그만큼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간접과 재간접 등 투자 단계를 거치면서 운용 수수료는 늘어난다. 빠르게 움직이는 금융시장에 대해 즉각적인 대응도 어렵다.
백 CIO는 "신속한 시장 대응이 가능한 직접운용의 장점을 활용해 시장 상황에 부합하는 투자를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공무원연금은 백 CIO가 기금운용을 이끌기 시작하면서 직접 운용 자신감을 키워나가고 있다. 앞서 올해 6월부터는 국내채권 위탁운용 금액을 전액 회수하고, 모두 직접 운용하고 있다.
해외주식 직접투자 첫 출발은 상장지수펀드(ETF)와 함께할 예정이다. 파격적인 도전을 시작하는 만큼 시장을 패시브하게 추종하면서 안전하게 수익률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내주식 투자는 백 단장이 강조하는 '분산투자' 원칙이 담긴 '핵심 위성(Core-Satellite)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시장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코어(핵심)' ETF와 함께 개별종목, 섹터, 테마 등 '새틀라이트(위성)' ETF를 통해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백 CIO는 "ETF 시장의 높은 성장에 따라 정기적인 유니버스 조정으로 시장 트렌드를 반영한 섹터·테마 ETF 유니버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환 전략은 기존과 같이 해외채권은 전액 환 헤지하고 해외주식은 전액 환 오픈하는 방법을 이어간다. 대체 자산은 채권형은 환 헤지, 주식형은 환 오픈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백 CIO는 "올해도 동일한 환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라며 "환율 상승 추세를 고려해 환 오픈을 통해 추가적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경우 해외채권과 해외부동산 등 일부 대체 자산에 대해서는 향후 단계적인 환 오픈 전략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프라 주목하는 공무원연금
공무원연금은 중장기적으로 전체 투자자산에서 대체투자 비중을 35%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가격 조정이 반영됐나'를 기준으로 모든 종류를 열어놓고 볼 예정이다.
백 CIO는 "현재 대체투자 시장 상황은 금리상승에 따른 디레버리징 과정으로 보고 있다"며 "과거 높은 레버리지를 사용한 투자 건들은 다소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장기적으로 우량한 자산으로 분류되나 주가 가치와 금리를 반영해 가치가 떨어진 우량자산에 대한 매입 기회도 존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산과 투자시기 분산을 위해 블라인드 펀드 약정을 늘린다.
특히 인프라 쪽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다. 고물가 상태에서는 인프라가 유망한 자산이라고 판단한다. 다른 대체 자산보다 수익률이 기대보다 낮은 헤지펀드보다는 인프라를 주목하고 있다.
고금리를 향유하기 위한 프로젝트 건을 검토하는 중이기도 하다.
사모대출에 대해서는 꾸준히 투자를 이어 나가고 있다. 내년에도 좋은 기회가 있다면 참여할 생각이 있으나, 변동금리 상품으로서 향후 금리가 내려가면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
백 CIO는 "내년에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흐름과 변동성 대비 기대수익률 등을 고려해 자본차익 창출이 가능한 해외투자 자산과 안정적 분배금 등 현금 흐름성 수익 창출이 가능한 대체투자 자산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rsong@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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