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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에 희비 엇갈린 CEO 제재…KB·NH증권 소송 나설까

23.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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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판매·제조 여부에 따라 제재 수위 갈려

CEO 연임 불투명해진 KB·NH, 대응방안 고심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박정림 KB증권 대표가 라임펀드 불완전 판매와 관련해 직무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은 배경에는 KB증권이 펀드 제조와 판매에 모두 관여해 박 대표의 내부통제 책임이 무겁다는 금융위원회의 판단이 있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전일 제21차 정례회의에서 KB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 신한투자증권, 중소기업은행, 신한은행, 신한금융지주 등 7개 금융사의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에 대한 조치를 의결했다.

금융위는 7개 금융사 법인 모두에 과태료 5천만원의 처분을 내렸는데, 임원 징계는 사모펀드 판매·제조 관여 정도를 따져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

KB증권의 박정림 대표는 7개 금융사 임원 가운데 징계 수위가 가장 높은 직무정지 3개월을 받았다. 이는 당초 금융감독원의 제재심의위원회 결정이었던 문책경고보다 한 단계 상향된 수준이다.

윤경은 전 KB증권 대표에게도 직무정지 3개월 상당의 퇴직자 조치가 내려졌다.

신한투자증권의 김형진 전 대표는 직무정지 1.5개월 상당의 퇴직자 조치가 추가됐다. 김 전 대표는 라임펀드와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이미 직무정지 3개월 중징계를 받은 바 있어 이번 추가 조치로 총 4.5개월 상당의 직무정지 징계를 받게 됐다.

또 다른 라임펀드 판매사인 대신증권의 양홍석 부회장에게는 주의적경고가, 옵티머스 펀드 판매사 NH투자증권의 정영채 대표에게는 문책경고 조치가 의결됐다.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KB증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펀드 제조·판매 관여한 KB·신한, 책임 무거워"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권고 ▲직무정지 ▲문책경고 ▲주의적경고 ▲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문책경고는 3년, 직무정지 4년, 해임권고는 5년간 향후 금융사 임원 취업이 제한돼 문책경고 이상부터는 중징계로 분류된다.

불완전 판매로 사회적 논란을 빚은 사모펀드 사태를 두고 금융위가 증권사별로 다른 판단을 내린 건 증권사가 판매에만 관여했는지, 아니면 펀드 제조와 판매에 모두 관여했는지를 따졌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특히 총수익스와프(TRS) 거래를 통해 라임 펀드에 레버리지 자금을 제공한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의 책임이 크다고 봤다.

금융위는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펀드 판매뿐만 아니라 라임 펀드의 핵심 투자구조를 만들고 관련 거래를 확대하는 과정에 관여했다"며 "이를 실효성있게 통제할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만큼 임원에 대해 중한 제재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과 각 회사의 내규에 따르면 증권사의 내부통제 책임은 '대표이사'에게 있다.

대신증권의 양홍석 부회장이 주의적경고라는 비교적 약한 제재를 받은 것도 라임 사태 당시 대표 지위에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라임사태 당시 대표였던 나재철 전 대표에겐 문책경고 상당의 퇴직자 조치를 내렸지만, 양 부회장에게는 금감원 제재심 결정(문책경고)보다 제재 수위가 한 단계 낮은 주의적경고로 조치했다.

금융위는 대신증권이 펀드 판매에만 관여한 점, 양 부회장이 의사결정에 있어 직접적인 당사자가 아니고 '보조자'였다는 점을 참작해 양 부회장의 징계 수준을 결정했다.

옵티머스 펀드 판매사인 NH투자증권 또한 펀드 제조가 아닌 판매에만 관여한 점을 인정해 정영채 대표에게 문책경고의 징계를 내렸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NH투자증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임기만료 앞둔 박정림·정영채, 사실상 연임 힘들어…불복소송 가능성도

박정림 대표는 오는 12월, 정영채 대표는 내년 3월에 임기가 만료된다. 오랜 기간 회사의 수장 자리에 있었던 두 대표는 또 한 번의 연임을 노렸지만, 이번 사모펀드 중징계로 사실상 연임이 힘들어졌다.

박 대표는 직무정지 3개월 징계에 따라 앞으로 3개월간 직무를 내려놓게 되는데, 당장 오는 12월에 임기가 만료돼 복귀 없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박 대표는 향후 4년간 금융권 임원 취업도 제한된다.

문책경고를 받은 정 대표의 경우 내년 3월까지는 임기를 이어가지만, 임기가 만료되면 회사 대표 연임뿐만 아니라 3년간 금융권 임원 취업이 불가능해 앞날이 불투명하다.

다만 불복 절차를 밟아 금융위 결정이 뒤집히면 사정은 달라질 수 있다. 행정처분에 이의가 있다면 행정절차법에 따라 금융위에 이의신청을 하거나 징계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법원에 제기할 수 있다.

행정소송을 제기할 경우 통상 처분의 효력을 멈춰달라는 집행정지를 함께 신청하게 되는데,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일 경우 징계의 효력이 일정 기간 중단돼 경영일선에 복귀할 길이 열린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 측은 구체적인 징계 내용과 사유를 살펴본 뒤 대응방안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대표는 2017년 WM부문 부사장으로 KB증권에 합류한 뒤 2019년 KB증권 CEO 자리에 오르면서 KB금융 내 핵심 경영진으로 부상했다. 특히 증권업계 최초로 여성 CEO라는 타이틀을 단 그는 KB금융지주 회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로 그룹 내 입지가 단단하다.

일각에서는 박 대표가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회장의 신임을 받았던 인물이라 양종희 회장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진 현 상황에서 선뜻 소송 등을 통해 불복에 나서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되는 KB증권은 박 대표 대신 당분간 김성현 대표가 직무 대행으로 나서 경영 공백을 채울 예정이다.

정영채 대표는 내년 3월까지 임기를 이어가게 된 만큼, 대응방안을 고심할 시간을 벌었다. 그러나 앞으로 남은 임기 4개월여간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회사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정 대표는 2018년 3월부터 6년째 수장 자리를 유지하며 NH투자증권을 업계 상위권 증권사로 성장시켰다.

dyon@yna.co.kr

온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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