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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금융에 중도상환수수료 면제한 은행…비이자 '한숨'

23.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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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금융당국이 연간 3천억에 달하는 은행권 중도상환 수수료 인하를 추진하고 있어 은행권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상생금융 취지에서 올해 말까지 주택담보대출 등 모든 가계대출의 중도상환 수수료를 면제하고, 취약계층 대상 면제 기한을 연장하는 등의 방안을 서둘러 내놨으나 단발성 조치로는 '국민의 공감'을 얻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은행들은 '이자 장사' 비판이 수수료까지 번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대표적인 비이자수익인 수수료 수입마저 건드린다면 사실상 금융당국이 가격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는 격이 되기 때문이다.

이자이익을 낮추라면서 비이자이익까지 압박하는 상황에 은행들은 난감한 표정이다.

◇3천억대 중도상환수수료…수수료 수익 비중 3%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 등 6개 은행은 취약계층 금융부담 완화를 위해 저신용자 등에 대한 중도상환수수료 한시적 면제 프로그램을 1년 연장해 2025년 초까지 운영한다.

또한 이들 은행은 12월 한 달간 전체 가계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해 가계대출의 조기 상환을 유도하기로 했다.

또한 금융당국은 손실 비용 및 실비용 등 필수 비용만 반영하도록 중도상환수수료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은행들은 조기 상환 시 발생하는 자금 운용 손실 비용과 대출 관련 제반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차주들이 대출일로부터 3년 이내에 대출을 상환할 경우 중도상환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중도상환수수료로 은행들 연간 얻은 수수료 수익은 약 3천억원 내외다.

그중 면제 연장을 결정한 6개 은행의 수수료 이익은 2020년 3천78억원, 2021년 2천530억원, 2022년 2천278억원 등으로 수수료 이익 중 3%~5% 비중을 차지한다.

은행권의 수수료 이익은 송금, 방카슈랑스, 수익증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으로 구성되는 데, 대출과 관련한 수수료는 중도상환수수료뿐이다.

다만, 6개 은행 외 타 은행들은 중도상환수수료 비중이 높아 이를 포기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작년 기준 수협은행의 중도상환수수료는 67억원으로 수수료 이익의 15.7% 비중을 차지한다.

제주은행은 9억원(9.47%), 전북은행은 34억원(8.01%), 경남은행은 64억원(6.18%), 대구은행은 74억원(5.41%) 수준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중도 상환을 통해 가계 대출을 줄이라는 취지는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인지세나 설정비 등 제반 비용을 낸 게 있어 중도 상환이 일어나면 손실로 이어지고, 비이자이익 쪽에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자 비중 축소에 비이자도 압박…은행권 '속수무책'

은행 이자 이익 비중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비이자 부문까지 압박받게 되자 은행들은 어려움을 표하고 있다.

수익원 하나하나가 중요한 상황에서 중도상환수수료도 낮아질 경우 다른 부문에서 이를 더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도상환수수료 외에도 은행들의 수수료 수익 기반은 점차 줄어들고 있었다.

올해 초부터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대부분 은행은 모바일 및 인터넷뱅킹의 타행 이체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기로 결정했다.

수수료 수익의 경우 이자 이익에 비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더라도 서비스 제공에 따라 오는 '알짜' 수익원이었으나, 금융소비자들의 직접적인 효능감을 위해 줄어드는 추세다.

다만, 수수료의 경우 금융소비자들의 거부감이 큰 사안인 만큼 한번 면제가 시작될 경우 이에 대한 저항감으로 재차 수수료를 되살리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앞서 윤종규 KB금융 전 회장도 지난 9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수수료 부문에 있어 저렴하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분은 의미가 있으나, 길게 보면 자유시장에서의 핵심 가격 기능"이라며 "비이자, 수수료 수익의 기반이 취약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한 부동산 시장 둔화와 증시 부담이 지속하면서 PF 수수료나 수익증권 판매 수수료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한 내용"이라면서도 "이자이익으로 돈을 너무 번다고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수수료 부과는 안 된다고 하는 점은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sylee3@yna.co.kr

이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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