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펀드 취지와 맞진 않아…신탁 등 대안 남아 있어"
(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운용사들의 수익 고민이 커지는 가운데, 업계 내에서는 사모 단독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기관의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국의 입장은 사뭇 다르다. 펀드라는 취지와 맞지 않는 데다, 신탁 등의 대안이 남아 있다는 이유에서다.
30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전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과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는 공모펀드 활성화 등 다양한 현안이 논의됐다. 해당 내용 중에는 사모 단독펀드 규제 완화 여부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사모 단독펀드 규제를 좀 풀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다"며 "사모 단독펀드 이슈를 피하기 위해 일부 기관들이 소액으로 분산하는 등 우회적으로 투자하고 있는데, 실상 투자 측면에서 크게 다른 부분은 없지 않겠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모 단독펀드는 말 그대로 수익자가 1인인 사모펀드를 말한다. 대개 사모펀드는 기관이 주로 이용한다. 하지만 기관마다 투자 성향 및 전략 등이 달라 이해관계가 비슷한 기관을 모집하기 쉽지 않다. 그 부분을 해소했던 게 사모 단독펀드다.
2013년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서 연기금, 공제회 등 일부 기관을 제외하고는 사모 단독펀드에 투자할 수 없게 됐다. 다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받아 투자한다는 집합투자의 개념과 배치된다는 이유에서다. 중소 펀드의 난립도 문제점 중 하나로 당시에 지목됐다.
기관 중 연기금, 공제회 등은 이미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받아 운용하고 있어 그 자체로 집합투자적 성격을 지닌다며 규제에서 제외됐다.
개정된 지 1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업계에서는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모 단독펀드 금지 취지는 펀드 통제권이 수익자에게 쏠리는 걸 방지한다는 점에 있다. 사실상 신탁처럼 운용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펀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재간접 펀드의 경우 수익자와 실질적인 펀드 운용사가 분리돼 해당 이슈에서 자유로운 측면이 있다. 유형에 따라 달리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모 단독펀드를 대체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한몫한다.
사모 단독펀드와 종종 비교되는 투자방식으로는 일임계약이 거론된다.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등 투자자를 모집하기 어려울 때 해당 방식으로 기관들은 투자하곤 한다.
수익자의 니즈를 반영해 투자한다는 점에서 유사한 부분이 있지만, 일임의 경우 편입 종목을 회계 처리하는 불편함이 있다. 운용에 있어 사모 단독펀드가 좀 더 유연한 측면도 있다.
무엇보다 자산운용업계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생존 고민이 커졌다는 점이 문제다.
중소 운용사의 경우 운용자산 내 사모펀드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게다가 공모펀드의 축도 액티브 펀드에서 상장지수펀드(ETF)로 옮겨지면서 받을 수 있는 보수도 더욱 적어졌다. 중소 운용사 입장에서는 사모펀드 활성화가 더욱 절실해진 셈이다.
다른 자산운용사 대표는 "퇴직연금을 예로 한다면, 특정 회사가 단독 사모로 가입을 한다고 해도 실질적으로는 수백 명의 근로자 자금으로 운용되는 것처럼 단독이어도 집합투자적 성격을 갖춘 게 있다"며 "사모 단독펀드도 연결 재무제표를 통해 펀드 정보가 일부 공개되는 부담이 있지만, 이를 신경 쓰지 않는 곳에 한 해 허용할 필요는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법 개정을 통해 집합투자 정의가 명확해졌고, 사모 단독펀드를 대체할 수단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1인으로 사모를 맡기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개정된 측면도 있다"며 "집합투자도 2인 이상 다수로부터 받은 자금을 운용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그리고 이미 신탁 등 1인 수익자로 운용할 수 있는 수단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감원-자산운용사 CEO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11.29 ondol@yna.co.kr
joongjp@yna.co.kr
정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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