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한국은행이 11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통방문)에서 물가경로가 당초 전망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해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하겠다고 30일 강조했다.
한은은 통방문에서 "물가경로가 당초 전망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월에는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지속하겠다"고 언급했던 점을 감안하면 다소 어조가 강해졌다.
한은은 30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기존 3.50%에서 동결한 후 발표한 통방문에서 "물가상승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졌지만 기조적인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가계부채 증가 추이와 대외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이같이 적었다.
◇ 근원물가 상승률, 올해 3.5%·내년 2.3%로 전망…8월 예상 상회
우선 한은은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및 근원물가 상승률을 8월 예상치보다 다소 높였다.
11월 통방문은 "수요압력 약화, 국제유가와 농산물가격 하락 영향 등으로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예상보다 높아진 비용압력의 영향으로 지난 8월 전망경로를 상회할 것"이라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점차 낮아져 내년 상반기중 3% 내외를 나타내겠고 연간으로는 금년 3.6%, 내년 2.6%로 전망된다"고 언급했다. 소비자물가의 8월 전망치는 올해와 내년 각각 3.5% 및 2.4%였다.
이어 "근원물가는 완만한 둔화 흐름을 지속하겠으며 금년 및 내년 상승률은 각각 3.5% 및 2.3%로 예상된다"며 "향후 물가경로는 국제유가 및 환율 움직임, 국내외 경기 흐름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근원물가의 8월 전망치는 올해와 내년 각각 3.4% 및 2.1%였다.
10월 통방문에서는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금년말에는 3%대 초반으로 낮아지고 내년에도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물가의 상방 리스크가 높아짐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하는 시기도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라며 "근원물가도 수요압력 약화 등으로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으나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의 파급영향 지속 등으로 둔화 속도는 당초 예상보다 완만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 미 추가 긴축 우려·지정학적 위험 완화…글로벌 근원물가 둔화 더뎌
글로벌 금융시장 동향에 대해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됐으나 주요국의 근원물가가 여전히 더디게 둔화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11월 통방문은 "세계 경제는 미 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됐지만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국 인플레이션은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근원물가는 더디게 둔화되고 있다"며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주요국 국채금리가 큰 폭 하락하고 미 달러화는 상당폭 약세를 나타냈다"고 언급했다.
10월 통방문에서는 "글로벌 경기는 성장세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주요국 인플레이션은 점차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인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상방 리스크가 증대되었다"고 적었다.
◇ 내년 성장률, 국내외 긴축 장기화·소비 회복 더딘 탓 소폭 하향
경제성장률에 대해 11월 통방문은 "국내경제는 수출 회복세 지속 등으로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금년 성장률은 지난 8월 전망치에 부합하는 1.4%로 예상되고 내년은 2.1%로 높아지겠으나 국내외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와 더딘 소비 회복세의 영향으로 지난 전망치(2.2%)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성장경로에는 국내외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의 파급영향,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10월 통방문에서는 "소비 회복세가 다소 더딘 모습이지만 수출 부진이 완화되면서 성장세가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갔고 고용도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다"며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 부진 완화로 성장세가 점차 개선되면서 금년 성장률도 지난 8월 전망치(1.4%)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향후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 금융·외환시장, 위험회피심리 완화…가계대출, 주담대 위주로 증가
금융·외환시장과 관련해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된 가운데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가 높아졌다고 했다.
11월 통방문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된 가운데 미 연준의 금리인상 종료 기대가 높아지면서 위험회피심리가 완화됐다"며 "국고채 금리와 달러-원 환율이 큰 폭 하락했으며 주가는 상승했다. 가계대출은 주택관련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지속했고 주택가격 상승폭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10월 통방문에서는 "미 연준의 높은 정책금리 장기화 시사,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장기 국고채 금리와 달러-원 환율이 상당폭 상승하고 주가는 하락했다"며 "일부 비은행부문의 리스크는 진정되는 모습이며, 가계대출은 주택관련대출 중심으로 증가세가 지속됐다"고 한 바 있다.
jhson1@yna.co.kr
손지현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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