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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동결 배경과 전망] 물가 안정 전망 여전…장기간 긴축 지속(종합)

23.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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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물가와 가계부채가 다소 불안했지만, 개선될 조짐도 나타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제유가와 환율이 상당폭 하락하면서 물가 상승폭 둔화 가능성이 커졌다.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주춤해진 점은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기대가 커진 점도 금통위의 금리 동결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한편 한은은 30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다. 지난 2월부터 일곱 차례 회의 연속 금리 동결이다. 이번 결정은 만장일치였다.

◇물가·가계부채 불안하지만…최근 안정요인 부상

이번 금리 동결은 시장이 예상했던 결과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24일 국내외 금융기관 13곳을 대상으로 기준금리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 전원이 동결을 예상했다.

지난달까지의 물가와 금융불균형 상황 등 제반 여건은 금리의 상향 조정 요인이 다소 강화되기는 했다. 하지만 아직은 통화정책 대응이 필요하지는 않은 수준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상황이 반전됐다.

우선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대비로 지난 8월 3.4%, 9월 3.7%에 이어 10월에도 3.8% 올랐다. 10월부터 물가가 하향 안정될 것이란 한은 전망은 빗나갔다.

다만 11월부터의 물가 여건은 우호적인 만큼 금통위가 당장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위기의식은 크지 않았을 수 있다. 최근에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대로 떨어진 가운데 달러-원 환율도 1,300원 아래로 내렸다.

한은은 이날 경제전망에서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6%로 제시했다. 기존 전망보다 0.1%포인트 정도만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내년 물가 전망치는 2.4%에서 2.6%로 올렸다. 올해와 내년 근원물가 전망치도 각각 3.5% 및 2.3%로, 지난 8월 전망치 3.4% 및 2.1%에서 상향 조정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가 유가와 농산물 등 공급측 문제의 일시적인 요인으로 인해 예상보다 다소 높아졌지만, 대신 더 빨리 내리며 목표인 2%로 수렴하시는 시기는 내년 말이나 2025년 초 정도로 이전 전망과 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계부채도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지만, 최근에는 개선의 조짐도 감지된다.

지난 10월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6조8천억 원 급증해 연중 최대치 수준의 증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주택 거래량이 줄어들고, 가격도 상승세가 꺾이면서 부채 증가 속도가 다시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도 은행권에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하는 상황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가계부채의 GDP 대비 비율은 완만한 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부채의 절대 규모를 줄이는 것은 더 큰 비용을 치른다고 주장했다.

◇연준 피벗 기대 강화…금통위는 "충분히 장기간 긴축 지속"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이 급부상하는 점은 한은의 향후 행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연방기금금리선물시장 등을 보면 연준의 금리 인상은 끝났고, 내년 중순 인하로 돌아설 것이란 시장의 기대가 비등하다.

최근에는 대표적인 매파로 꼽혔던 크리스토퍼 윌러 연준 이사가 물가 목표 달성에 자신감을 표하며 내년 중 금리가 인하될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연준의 피벗 기대가 굳어지면 한은도 비슷한 시점에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한층 강화될 수밖에 없다.

올해 1%, 내년 2%대 저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연준도 금리를 내리는 데 고금리로 경제를 옭아맬 필요가 없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탓이다.

하지만, 내년 금리 인하 시점 기대는 물가가 어느 정도 속도로 목표치인 2%로 수렴하느냐에 달려 있을 전망이다.

한은은 올해와 내년 물가 전망치를 소폭 올리면서도 2% 수렴 시기는 이전 전망과 큰 차이가 없는 내년 말이나 2025년 초로 봤다.

물가가 내년에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인 만큼 금통위는 장기간 금리를 동결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금통위는 통방문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또 6명의 금통위원 중 4명이 여전히 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쪽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도 제시했던 한 위원은 인하 가능 견해를 철회했다.

다만 6명 위원 중 두 명은 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은 제시하지 않아서,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은 한층 줄었다.

한은은 이번 경제 전망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1%로 종전보다 0.1%포인트 내렸다. 내년 경제 예상 성장률이 2%대긴 하지만, 잠재성장률은 웃도는 상황에서 물가의 목표 달성 시점이 늦춰지면 서둘러 금리를 내릴 명분은 크지 못할 수 있다.

이 총재도 내년 성장이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이 필요한 수준은 아니라는 견해를 표했다.

이 총재는 "2% 성장률이 너무 낮은 수준이냐고 볼 때 전 세계적으로 보면 그렇지 않다"며 "성장률이 낮아서 부양하고 금리도 낮추고 하는 게 바람직하냐 하면 제 대답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섣부른 경기 부양책은 부동산 가격만 올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경제가 잠재성장률 이상 성장을 유지하면 금리 인하를 통한 인위적인 추가 경기 지원보다 물가의 이른 안정화와 가계부채 관리에 통화정책의 방점이 더 찍힐 수 있는 셈이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잡힐 수 있을 것인지도 여전히 확인해야 하는 변수다.

정부는 최근 부채 관리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일면으로는 상생 금융 차원에서 은행권에 취약계층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내년에도 신생아 특례대출 등 대규모 정책 금융 공급을 예고하는 등 엇갈린 정책도 제시했다. 가계부채 비율이 안정적으로 줄어들 수 있을지는 예단하기 어려운 시점이다.

금융통화위원회 주재하는 이창용 총재

(서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3.11.30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jwoh@yna.co.kr

오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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