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30일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
"인하 가능성 열어두자던 위원, 입장 철회"
"조만간 금리 인하 기대, 시장이 앞서가"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이규선 윤은별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대인 내년(2024년) 국내 성장률 전망치를 두고 "낮은 수준이 아니다"면서 "지금 상황에서 섣불리 경제를 부양하면 부동산 가격만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30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2%대 성장률은) 전세계 성장률을 봤을 때 낮은 수준이 아니다"면서 "2% 성장률이 낮다고 (판단해서) 금리를 낮추고 부양하는 게 바람직하나. 제 대답은 아니다"고 이처럼 강조했다.
그는 "성장률 문제는 중장기적인 문제로 구조조정을 통해 해결해야 하지 재정·통화정책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면서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재정정책을 통해 타겟해서 도와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은 내년 경세성장률 전망치를 2.1%로 판단했다. 기존 전망(2.2%)보다 0.1%p 낮춘 수치다. 2025년 성장률은 2.3%로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3.11.30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 "인하 가능성 열어두자던 위원, 입장 철회"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를 3.50%에서 동결했다. 동결 결정은 금융통화위원 전원 만장일치였다. 향후 3.75%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둔 위원은 6명 중 4명이었다. 나머지 2명은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폈다.
이 총재는 "저를 제외한 금통위원 6인 중 2인이 물가뿐 아니라 성장 및 금융안정을 함께 고려할 때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폈다"면서 "이에 반해 4인은 물가 경로가 상향조정되고 비용상승 파급효과의 지속성과 향후 국제유가 불확실성도 남아 있기에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상이한 의견을 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달(10월) 금통위에서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을 낸 금통위원 1인은 이번에는 그 의견을 철회했다.
이 총재는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던 금통위원이 그 입장을 철회했다"면서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자고 했을 때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인해 유가도 오르고 전쟁이 악화해 성장률이 떨어지는 문제가 일어나면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도 크기에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상황은 미국의 금리 인상 종료 인식이 더 많이 자리 잡았고 중동전쟁도 지난 한 달간 여러 주변국이 중동전쟁을 확대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것으로 인식이 많이 잡혔다"면서 "국제 금융시장이 많이 안정됐기에 지금 상황에서 인하 가능성을 열어둘 불확실성이 줄었고 긴축을 오래 하며 물가를 안정시키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 "조만간 금리인하 기대, 시장이 앞서가"
주요국이 통화정책을 전환할 것이라는 시장 기대에 대해서는 "시장과 중앙은행 간 인식이 너무 다르다. 시장이 앞서간다"고 판단했다.
이 총재는 "시장에 미국뿐 아니라 영국 등 조만간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되는 거 아니냐는 견해가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중앙은행 총재들을) 만나서 이야기해보면 시장이 앞서 간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한 달 사이 미국 금리가 변화한 것을 보면 변동성을 느낄 수 있다"면서 "중앙은행 총재들이 아직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소통이 잘 돼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첨언했다.
◇ "'상당기간=6개월' 인식…못박고 싶지 않아"
금통위가 통화정책방향문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는 문구를 사용한 데 대해서도 설명했다. 기존에는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시장에서는) '당분간'은 3개월, '상당기간'은 6개월이라는 인식이 잡혀 있다고 하더라"면서 "저희는 6개월이라고 못 박고 싶지 않아서 '상당기간'을 쓰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상승률이 2%대 목표 수준으로 충분히 수렴한다는 확신이 있을 때까지라고 단 것처럼 6개월이 더 될 수도 있고 덜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6개월이 더 될 거란 생각이 많이 든다"고도 했다.
◇ "물가 2% 수렴, 韓 24말·25초 美 25중후반"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1~12월 중 3%대 초중반, 내년 상반기 중 3% 내외로 점차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2% 수렴 시기에 대해서는 한국이 내년 말~2025년 초반, 미국이 2025년 중후반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물가가) 중장기적으로 내려오는 경로는 예상하던 바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 달 정도 느려진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완만한 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관련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손실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금융안정 문제라기보다는 불완전판매를 통한 금융기관과 소비자 간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단기자금시장이나 채권시장을 점검해보니 크게 영향을 줄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jhkim7@yna.co.kr
김정현
jhkim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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