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펀드시장 침체 속에서 활로를 찾으려는 자산운용업계의 애로사항을 청취한 당국이 해외 재간접 펀드에 대한 심사 절차를 더 살펴보기로 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해외 대체투자에 강점을 가진 한 사모펀드 운용사가 지난 29일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금융감독원에 해외 재간접 펀드에 대한 심사 절차를 더욱 간소화해달라고 요청했고, 금감원 펀드신속심사실에서 가능 여부를 살펴보려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간접 펀드는 자산운용사가 투자 대상에 직접 투자하는 게 아니라 다른 펀드를 통해 투자하는 펀드다. 해외 자산에 대한 직접 투자가 어려울 경우 재간접 펀드를 활용할 수 있다. 다만 해외 재간접 펀드의 경우 국내 운용사가 해외 운용사의 운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일례로 지난 2020년에 '교보증권 로열클래스 글로벌M 전문 사모투자신탁'의 환매가 중단됐다. 교보증권 사모펀드운용부가 미국 소상공인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에 재간접으로 투자하는 상품을 만들었는데, 현지 운용사가 부실자산 편입을 막는 안전장치를 무시하며 운용하는 바람에 문제가 됐다.
자산운용업계에선 재간접 펀드의 장점을 강조하고 있다. 국내 운용사가 검증된 실력을 보유한 해외 운용사와의 협업을 통해 국내 투자자에게 다양한 해외자산에 대한 투자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재간접 펀드는 여러 펀드에 분산투자를 하면서 리스크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
앞서 금감원은 펀드시장 활성화를 지원하고자 심사 절차를 간소화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 나온 요청은 지원을 더 확대해달라는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금감원은 지난 1월 펀드신속심사실을 신설해 펀드 심사가 지연되거나 적체되는 문제를 해결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등록 대기 중인 일반사모·외국펀드는 2천476건으로 지난해 말보다 80% 가까이 감소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과거 등록됐던 해외 운용사의 펀드의 경우 금감원에서 전담팀을 만들어 간소화를 해줬다"며 "펀드 등록이 실제로 앞당겨졌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당국의 지원 속에서 해외 재간접 펀드가 속속 나오고 있다.
올해 신영자산운용은 글로벌 운용사 베일리기포드의 장기 글로벌 성장주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를 출시했다. 엔비디아·아마존·테슬라·ASML 등 글로벌 성장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JP모간과 협력해 일본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 상품을 출시했고, NH아문디자산운용은 아문디와 손을 잡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업계에서 심사를 좀 더 간소화해도 되지 않느냐는 취지로 말했다"며 "이야기한 부분에 대해 한번 살펴보려고 한다"고 했다.
ytseo@yna.co.kr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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